인공유방 희귀암 ‘첫 보고’… 치료비 보상대책 수립

뉴시스

입력 2019-08-16 13:57 수정 2019-08-16 13:58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엘러간 유방보형물 이식환자서 림프종 발병
"갑작스러운 모양 변화나 붓기, 덩어리 의심해야"
식약처, 부작용 보상 체계 구축



국내에서 인공유방 보형물과 연관된 희귀암 발생이 첫 보고됐다. 식약처와 해당 수입제조업체 엘러간은 환자 치료비 보상 및 부작용 보고 대책 수립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희귀암 유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회수 중인 ‘유방 보형물’과 연관된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 환자가 국내에서 첫 보고됐다고 16일 밝혔다.

유방 보형물 연관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BIA-ALCL: Breast Implant Associated - Anaplastic Large Cell Lymphoma)은 면역체계와 관련된 희귀 암의 한 종류로 유방암과는 별개의 질환이다. 의심 증상으로는 장액종으로 인한 유방 크기 변화, 피막에 발생한 덩어리나 피부 발진 등이 있다.

이번 국내 보고는 7~8년 전 유방보형물 확대술을 받은 40대 여성 환자에게서 나왔다. 이 여성은 최근 한 쪽 가슴에 붓기가 심하게 발생해 성형외과 의원을 방문했다가 BIA-ALCL로 의심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BIA-ALCL로 최종 진단(13일) 받아 대한성형외과학회 및 식약처에 보고(14일)됐다.

이에 대해 지난 15일 전문가·관계자가 모여 회의한 결과, 엘러간의 거친 표면 유방 보형물을 이식한 환자에게서 BIA-ALCL이 발생됐음을 확인했다.

현재 엘러간은 표면이 거친 인공유방 보형물 이식이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ALCL)과 관련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예방 차원에서 제품을 회수 중이었다.

리콜 진행 중인 엘러간의 ‘바이오셀 텍스쳐드’ 제품은 2007년 허가 후 약 11만 개가 수입됐고, 최근 3년간 약 2만9000개가 유통된 것으로 파악된다. 표면에 미세한 주름이 있어 거친 질감을 가진 이 제품은 이른바 ‘물방울 성형’에 주로 사용돼 왔다.

미국 FDA 자료를 보면, 전 세계에서 보고된 573건의 BIA-ALCL 사례 중 엘러간 제품과 연관이 있는 경우는 481건이었다. 또 FDA에 등록된 환자등록연구에서 2012~2018년 7년간 BIA-ALCL 발생이 186건 보고됐다.

다만,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식약처와 관련 업체 엘러간은 원인 파악 및 치료비 보상 대책 수립에 들어갔다.

첫 발생 보고된 40대 환자뿐 아니라 기존에 이식한 환자들의 부작용 발생으로 인한 보상 대책이 난제가 될 전망이다.

2007년 제품 허가 후 11만개가 유통됐지만, 이 중 미용성형 이식 환자 및 유방재건술 환자에서의 사용 개수와 유통·수술 과정 중 파손된 것을 고려하면 5~6만명이 이식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회사에 이식환자에 대한 보상을 포함한 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한 상황이고, 식약처는 그 내용을 검토하면서 수립 중”이라며 “제대로 된 보상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방 보형물 부작용 조사 등 환자 등록연구를 통해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성형외과학회는 갑작스러운 유방 모양의 변화나 덩어리, 피부 발진 등 의심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 의료 기관을 방문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미국, EU 등 선진국에서도 BIA-ALCL 발생위험이 낮고, 제거수술 관련 마취, 수술 후 혈종, 염증, 감염 등 위험성을 고려할 때 증상이 없는 환자가 예방적으로 보형물을 제거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식약처와 대한성형외과학회는 신속한 보고·진료(상담)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