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만 갤노트10 ‘공짜 논란’…불법 보조금 진실은?

뉴시스

입력 2019-08-14 17:03 수정 2019-08-1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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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망 "KT 리베이트 규모 80만원 이상"
KT 본사 "리베이트 정책 내린 적 없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10 5G’가 출시 전부터 ‘공짜폰’ 논란에 휩싸였다.

‘공짜 대란’의 중심의 선 이동통신사는 KT다. KT 본사 측은 리베이트 정책을 일선 유통망에 내린 적이 없다고 항변한다.

그런데도 유독 KT만 공짜 마케팅이 일선 대리점과 판매점에 횡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KT 측은 “5G 가입자 점유율에서 2위 경쟁을 하고 있는 KT에 대한 시장 기대치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직 사전예약 기간이지만, KT가 막대한 리베이트 정책을 펼 것이란 가정 하에 대리점과 판매점에서 미리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KT가 리베이트를 지급하지 않았을 때, 일선 유통망에서 약속한 사전예약자 개통을 거부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14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KT·SK텔레콤·LG유플러스는 지난 9일부터 ‘갤럭시 노트10’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이통3사는 아직 사전예약 기간임에도 경쟁적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공시지원금은 이통3사 가운데 KT가 최대 45만원으로 가장 많이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LG유플러스 최대 43만원, SK텔레콤 최대 42만원 순이다.

초기 공시지원금 규모는 ‘갤럭시S10 5G’나 LG전자의 ‘V50씽큐’ 보다 적게 책정됐다. 이는 이통3사가 하반기 실적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이통3사는 2분기에만 마케팅비로 2조원 넘게 썼다. 각사별로 SK텔레콤 7286억원, KT 7116억원, LG유플러스 5648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20.2%, 11.2% 증가한 것으로 초기 5G 가입자 유치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보여준다.

‘갤럭시S10 5G’로 불거졌던 5G 과열 경쟁은 ‘갤럭시 노트10’로 이어질 조짐이다. 이미 일부 KT 대리점 혹은 대형 판매점에선 ‘갤럭시 노트10’를 공짜에 판매한다고 광고하며 사전예약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KT 본사 측의 정책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실제로 한 판매점은 KT 대리점에서 내려온 리베이트 정책으로 최신 ‘갤럭시 노트10’을 공짜로 판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KT 공시지원금 45만원에 리베이트 80만원을 더하면 최신 ‘갤럭시 노트10’이 공짜폰이 되는 것이다.

‘갤럭시 노트10’ 256GB 출고가는 124만8500원이다. 노트10+ 256GB는 139만7000원, 노트10+ 512GB는 149만6000원이다.

해당 유통점에선 KT로 번호이동하거나 기기변경하는 조건으로 ‘노트10’ 256GB 단말이 현금 8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노트10+ 256GB는 23만원, 노트10+ 512GB는 33만원에 판매된다. 요금제는 ‘슈퍼플랜 스페셜’(월 10만원) 이상으로 가입해야 한다. 요금제 유지기간은 6개월이며, 부가 서비스로 KT 미디어팩 1개월 조건이 붙는다.

해당 유통점 관계자는 “KT 측에서 내려온 리베이트 규모는 80만원 정도다. 사실상 공짜로 ‘노트10’을 판매할 수 있지만, 유통점 수익으로 8만원 정도 남기고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KT 측의 리베이트 규모가 전해지면서 LG유플러스, SK텔레콤도 가세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KT가 가입자들을 LG유플러스에 빼앗기자 내놓은 리베이트 정책 같다”고 설명했다.

5G 등장 이전까지만 해도 통신3사의 시장 점유율은 5:3:2(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순) 구도였다. 좀처럼 깨질 것 같지 않던 이 구도가 5G 시대에 접어들며 4:3:3으로 바뀌는 양상이다.

6월 말 기준 통신사별 가입자 수를 보면 1위는 SK텔레콤으로 53만346명이다. SK텔레콤 점유율은 39.7%로 한달 전 40.8%에 비해 1.1%포인트 뒷걸음질 쳤다.

2위는 KT로 가입자 41만9316명을 기록했다. KT의 점유율은 31.4%로 한달 전 32.1%에 비해 0.7%포인트 후퇴했다. 또한 이통3사 가운데 유일하게 점유율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가입자가 38만7203명으로 이통3사 중 가장 적었다. 하지만 점유율은 29.0%로 한달 전 27.1%에 비해 1.8%포인트 늘었다. LG유플러스만 두 달 연속 점유율이 확대됐다.

KT가 줄곧 외쳐온 ‘대한민국, 글로벌 1등 5G 기업’은 커녕 국내 3위 사업자로 밀려날 수도 있는 처지가 된 것이다.

실제 6월 한 달 동안 5G 가입자 순증 규모를 보면 LG유플러스가 17만4505명으로 KT의 16만7775명을 앞질렀다. 이에 따라 KT와 LG유플러스의 5G 가입자 점유율 격차는 한달 전 5.0%포인트에서 2.4%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런 상황이 KT를 불법보조금 경쟁으로 내몰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KT 본사 측은 “아직 갤럭시 노트10에 대한 리베이트 정책을 내린 적이 없다”며 “오히려 대형 판매점에서 수백여명의 사전예약자를 확보한 후, 역으로 대리점에 리베이트를 달라고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반대로 일부 대리점에서 자체적으로 보조금을 높게 책정해 사전예약자를 모집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KT 본사는 오히려 일선 유통망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날 이통3사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공동으로 ‘불법 보조금을 미끼로 하는 휴대전화 판매사기에 주의하라’는 메시지를 일선 유통망에 보낸 것도 같은 이유”라며 “만약 KT 본사가 정말 리베이트 정책을 내렸다면, 전날 이통3사와 방통위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지적받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일선 유통망의 공짜 마케팅에 대해 “KT 본사측의 리베이트 정책없인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KT가 갤럭시 노트10 출시를 앞두고 가입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KT는 5G 가입자 점유율에서 2위 경쟁을 하고 있는 LG유플러스가 단독 색상 출시가 없는 현 상황을 가입자 유치 적기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KT가 사전 예약기간에 유통망에 고가 리베이트를 약속한 것이 사실이라면 20일 개통일에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순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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