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환율 영향에…산업계 우려 커진다

뉴시스

입력 2019-08-14 10:26 수정 2019-08-1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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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약세는 단기적 호재지만...장기화시 불확실성 커져
국제 정세 악화로 고환율 장기화 예상...대응책 마련 나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국내 산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비상이 걸린 우리 기업들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환율 급등까지 연이은 악재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전자, 정유·화학·철강, 자동차, 조선 등 수출 주력 업종 기업들은 악화되는 국제 정세 속에 고환율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대응책 마련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120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은 최근 1220원대까지 치솟으며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추세가 지속된다면 125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화 약세는 일반적으로 국내 수출업종에게 유리하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아지는데다 환차익으로 수익성을 개선시킬 수 있어서다.

하지만 문제는 불확실성이다. 수출 위주의 국내 산업계는 ‘예측 가능성’을 기업 경영의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환율이 출렁이면서 앞으로의 상황을 전망하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또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는 등 위험을 함께 안고 있어 국내기업도 마냥 반길 수 없다는 분위기다.

전자업계는 환율 급등에 따른 위험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우리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업계의 경우 국내에서 모든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기 때문에 원화 약세가 단기적인 호재라는 설명이다. 가전업계의 경우도 해외 거래시 결제 통화를 30여개로 다변화해 환율로 인한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환율 상승 효과를 통해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을 이루기도 했지만, 환율 급등으로 인해 장기적인 전망은 밝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차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 하반기 미·중 무역 갈등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교역 둔화와 투자 심리 위축, 신흥국 경기 부진 등 다양한 부정적 요인들로 인해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어려운 경영 환경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화학·철강업계는 ‘급격한 변화’만 아니라면 환율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반응이다. 완제품 수출 비중은 높지만 원자재는 상당 부분 수입해 쓰는 있기 때문이다.

수출에 의존하는 조선업계는 통상 원화 약세는 호재다. 선박 대금이 모두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매출은 물론 수익성도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산업계는 환율 급등의 요인이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점에서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다. 국제 정세 악화는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우리 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시장이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만큼 기업 경영에 불안정성을 확대시킬 것으로 내다 봤다.

재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환율 리스크를 최소화 하기 위해 기본적인 대응책은 갖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국제 정세 악화로 비롯된 만큼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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