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공격적 해외사업 성과… 상반기 이익 70% 급증

이건혁 기자

입력 2019-08-14 03:00 수정 2019-08-1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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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佛 투자은행 수수료 수입 늘어… 항공기 재매각해 15% 수익도
그룹 전체 상반기 해외 영업이익… 1300억으로 작년 전체의 90%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글로벌투자전략고문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1∼6월) 해외에서 거둔 수익이 지난 한 해 이익의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 환경이 악화되자 공격적으로 해외사업 확대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의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 영업이익은 세전 기준 약 13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1년 동안 미래에셋그룹 해외법인이 벌어들인 금액 1500억 원의 약 87%를 6개월 만에 달성한 것이다.

미래에셋그룹의 해외 실적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가 주도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해외법인은 상반기 872억 원의 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12억 원)보다 70% 늘어난 것이다.

1조 원 규모로 평가된 프랑스 파리 랜드마크 건물 마중가 타워를 인수하고, 약 4000억 원 규모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복합리조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따내는 등 투자은행(IB) 분야 수수료 수입이 크게 늘었다. KDB대우증권 시절 사들였던 에미레이트항공 소속 항공기 2대를 재매각하며 수익률 15%를 내는 등 대체투자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T8빌딩을 4억 유로(약 5200억 원)에 매각하며 수익을 냈다. 2017년 8월 2억8000만 유로(약 3600억 원)에 인수한 지 약 2년 만에 1600억 원의 차익을 내며 되파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인수한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글로벌 엑스(X)’의 수수료도 꾸준히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해외법인의 실적 확대에 힘입어 미래에셋그룹의 해외 이익 기여도는 지난해 14.5%에서 올해 15.2%로 증가하고 있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 중 해외시장 기여도가 큰 편이라 최근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에 대한 민감도가 낮다”고 평가했다. 해외시장이 홍콩은 물론이고 미국, 영국, 인도 등으로 다양하게 분포된 것도 위험을 낮추는 요인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중국 보험사 안방(安邦)보험이 내놓은 고급 호텔 15곳의 유력 인수자로도 꼽히고 있다. 인수 금액만 55억 달러(약 6조7050억 원)에 이른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인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자기자본 8조 원을 넘었고 한국 1위 증권사라는 위상 덕에 투자 기회와 성공 가능성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국내외 금융환경이 급변하자 미래에셋그룹은 해외 전략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해외 각국을 돌아다니며 투자 전략을 짜던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홍콩 회장 겸 글로벌투자전략고문은 4월 이후 국내에 머무르며 경영 전략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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