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현대차, 제주서 상생 실험

배석준 기자

입력 2019-08-13 03:00 수정 2019-08-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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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모빌리티 플랫폼 ‘제트’ 제주 2곳 구축 본격 공유서비스
전기자전거 80대-킥보드 30대, 중소업체에 운영 맡겨 ‘윈윈’


12일 제주의 관광지인 이호테우 지역에서 관광객들이 현대자동차가 시작한 공유 서비스 플랫폼인 ‘제트’를 통해 전기자전거를 타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1인 이동수단의 공유플랫폼인 ‘제트(ZET)’를 구축하고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 등 이른바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들었다. 라스트마일은 1마일(약 1.6km) 내외의 도착지의 최종 구간이나 교통이 혼잡하거나 버스나 전철 등 대중교통 수단이 닿지 않는 구간을 의미한다. 물류 및 공유업체들은 이 구간에서 무인배달 서비스를, 모빌리티업계는 1인 이동수단을 제공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12일 현대차는 제주도에 대표적인 1인 이동수단인 전동킥보드 30대와 전기자전거 80대를 투입해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마이크로 모빌리티’로도 불리는 이 서비스는 차량 공유와는 달리 일정 지역 내에서만 서비스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처음 시작된 서비스 지역은 제주도의 주요 관광지인 이호테우와 송악산 2곳이다. 이호테우 지역은 ‘제주SM’, 송악산 지역은 ‘DH엔터테인먼트’ 등 지역 중소업체가 각각 운영을 맡는다. 전동킥보드는 송악산 지역에 30대, 전기자전거는 두 지역에 각각 40대씩 총 110대를 공급한다. 사용자는 제트 애플리케이션(앱)을 스마트폰에 내려받아 해당 지역 주변의 전동킥보드나 전기자전거 등을 찾은 뒤에 예약·이용·주차·반납·결제 등을 할 수 있다. 사용료는 분당 수백 원 수준에서 지역 업체가 결정한다. 현대차는 플랫폼 수수료를 받는 모델이다.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안전사고 예방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모든 이동수단에 안전 헬멧을 비치하고 법정 제한속도인 시속 25km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서비스를 컨트롤하는 중앙관제센터에서 사용자의 속도를 줄이는 기능도 탑재했고 보험도 제공한다.

현대차는 이번 사업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도 개발할 방침이다. 지역 상권과 연계해 제트 플랫폼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는 방식도 검토 중이다. 향후 서울, 대전 등으로 서비스 제공 지역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라스트마일 구간을 활용하려는 경쟁은 이미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는 본격화됐다. 미국 포드가 이 구간에 로봇을 투입해 배송에 나서는가 하면 일본 도요타는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시장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 2022년에는 시장 규모가 600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역시 이 분야에서 핵심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현대차는 5월 KAIST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전동킥보드 공유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난해 7월에는 최적의 배달 경로를 개발해온 물류업체인 ‘메쉬코리아’와 중국 라스트마일 이동수단의 배터리 공유기업인 ‘임모터’에 전략적인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최서호 현대차 전략기술본부 융합기술개발실 상무는 “이번 서비스를 통해 보다 안전한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정착에 기여할 것”이라며 “개인 모빌리티를 이용한 공유사업이 한국에서도 고속 성장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 중소업체들과 지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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