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을 기다린 허미정, 눈물로 환호했다

고봉준 기자

입력 2019-08-13 05:30 수정 2019-08-1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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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시즌이었던 2009년부터 올해까지 5년 주기로 우승을 달성한 허미정이 챔피언 퍼트 직후 두 팔을 크게 벌리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데뷔와 함께 첫 승을 거뒀을 때는 골프가 참 쉬워보였다. 그러나 시간은 너무나도 야속하게 흘렀다. 5년이란 세월이 흐른 뒤 찾아온 두 번째 우승. 다른 이들처럼 ‘부활’이라는 수식어를 안고 재기를 꿈꿨다. 하지만 이번에도 우승이란 존재는 5년이란 세월을 필요로 했다.

허미정(30·대방건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2009년 데뷔 첫 승과 2014년 두 번째 정상 등극 그리고 스코틀랜드 오픈(총상금 150만 달러·약 18억 원) 제패까지…. 우연처럼 5년마다 가슴앓이를 했던 주인공은 기쁨의 눈물을 펑펑 흘리고 말았다.

허미정은 12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르네상스 클럽(파71·6293야드)에서 열린 스코틀랜드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같은 챔피언조인 이정은6(23)와 모리야 쭈타누깐(25·태국)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20언더파 264타로 정상을 밟았다.

경기는 한때 챔피언조 선수들과 앞조 이미향(26)까지 총 4명이 공동선두를 이룰 만큼 치열하게 전개됐다. 계속해서 장대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중반 주도권을 잡은 이는 허미정이었다. 9~12번 홀 결정적인 4연속 버디로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 후반 들어 이정은과 이미향이 경쟁에서 밀려난 가운데 마지막 경쟁자였던 쭈타누깐 역시 파3 15번 홀에서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면서 우승과 멀어졌다.

여기서 승기를 잡은 허미정은 16번 홀(파5)에서 쐐기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18번 홀(파4)에서 챔피언 버디 퍼트를 집어넣고 두 팔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박세리(42·은퇴)와 같이 대전이 고향인 허미정은 ‘세리 키즈’의 진정한 일원으로 꼽힌다. 주니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대전체고 시절 국가대표를 지냈고, 2005~2006년 전국체전 개인전·단체전 2연패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08년 미국으로 직행해 2부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허미정은 2009년 1부투어로 오르자마자 세이프웨이 클래식을 제패하며 이름을 알렸다. 다만 이후 스윙이 무너지면서 기나긴 슬럼프가 시작됐다. 2014년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 우승으로 재기를 알렸지만, 역시 다음 5년 동안 우승 없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후 팬들의 기억에서 조금씩 잊혀져가던 허미정은 이번 우승으로 다시 한번 부활을 노래하게 됐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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