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던 이바라키 노선…단독취항 1년만에 ‘운항중단’ 속사정

뉴스1

입력 2019-08-09 10:35 수정 2019-08-0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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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라키공항 홈페이지 캡처)© 뉴스1

이스타항공이 일본 이바라키 노선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지난해 7월 국적 항공사 가운데 단독 취항하며 수익성 확대를 노렸지만, 1년여만에 수요 감소를 극복하지 못하고 운휴에 들어간다.

이바라키 노선은 원전사고가 난 후쿠시마와 근접해 있어 이스타항공이 취항하기 전부터 논란이 일었던 노선이다. 이스타항공은 그동안 도쿄와 근접한 이점, 휴양시설을 갖춘 소도시 등을 배경으로 모객에 나서왔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오는 9월18일부터 주3회(화·목·토) 운항하던 이바라키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비운항 기간은 오는 10월26일까지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7월31일부로 이바라키 노선에 단독 취항했다. 당시 취항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은 승무원들이 운항 스케줄에 반발하면서 노사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바라키가 원전 사고가 난 후쿠시마와 직선거리 150㎞밖에 떨어지지 않아 방사능 노출 우려가 일었기 때문이다.

회사측도 이같은 논란이 일자 한국원자력학회 등 전문기관을 통해 이바라키현 방사선 측정을 하는 등 방사선 수치가 한국보다 낮다는 점을 강조하며 취항을 강행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이바라키 단독 노선 개설로 해당 지역의 특색을 살려 수익을 얻을 것으로 봤다.

이바라키는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골프장, 온천 등 휴향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도쿄 근교의 소도시로 이바라키를 찾는 관광객은 물론 도쿄 여행객 수요도 흡수할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 취항 전 지난해 2~3월에 실시한 부정기편 운항에서는 탑승률이 90%를 넘어서는 등 만석에 가까워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1년여만에 운항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6월 이스타항공이 이바라키 노선을 통해 수송한 여객수는 1만9596명이다. 이는 이스타항공이 같은 기간 일본 12개 노선을 통해 수송한 73만4295명의 2.7%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난 1년간 월 평균 탑승률은 64.2%로 나타났다. 단독 취항한 노선 치고는 이바라키는 소도시로 탑승률이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없는 수준이다. 본격적으로 운항이 시작된 지난해 8~9월 탑승률은 70%대를 유지하다 비수기인 11월에는 41.7%까지 떨어졌다. 이후 올해 3월 83.1%까지 다시 탑승률이 늘어났지만, 다시 줄어 지난달에는 65.6%의 탑승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스타항공은 해당 노선의 탑승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해 8월, 11월에 걸쳐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탑승률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최근 거세지고 있는 일본 여행 자제 움직임 등도 운항 중단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NHK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바라키현에 “한일 대립이 깊어져 앞을 내다보지 못할 상황”이라며 항공기 운항 중단 이유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이바라키 노선 운항 중단은 동계시즌이 시작 전인 10월26일까지로 완전 철수가 아닌 한시적인 운휴다. 일본과의 갈등 관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단할 수 없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매출 회복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대다수 항공사들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최근 잇따라 일본 노선 공급축소에 나선 항공사들을 보면, 대부분 동계시즌 시작 전인 10월말까지 비운항 기간을 뒀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사들이 일본 소도시 등 지자체가 관할하는 노선에 취항하게 되면 항공 이용료 등을 지원받기도 하고, 일정기간 운항 시 인센티브 지급받는 등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당장 수익이 떨어진다고 해서 철수를 선언한다면 향후 재진입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기존 받던 혜택이 사라질 수도 있다.

이스타항공측은 “향후 동계시즌 계획에 다시 들어갈지 여부는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아직 재운항 검토는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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