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스마트폰으로 뇌 신경회로 제어…뇌 질환 치료 기대

뉴스1

입력 2019-08-08 10:08 수정 2019-08-0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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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이식용 무선 디바이스(KAIST 제공)© 뉴스1

한·미 연구진이 스마트폰으로 뇌 신경회로를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KAIST(총장 신성철)는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팀이 미국 워싱턴대 마이클 브루카스(Michael Bruchas) 교수 팀과 스마트폰 앱 조작을 통해 약물과 빛을 뇌 특정 부위에 전달함으로써 신경회로를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는 뇌 이식용 무선기기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현재 뇌 연구에 일반적으로 쓰는 기기는 상대적으로 크기가 커 뇌 조직 손상, 정교한 선택적 신경회로 제어 불가, 하나의 다기능성 프로브(probe) 형태로의 구현 등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기존 기기는 실리카(silica)와 금속 등 고강성 재료로 제작돼 부드러운 뇌 조직과의 기계 특성적 간극 때문에 염증 반응을 악화시켜 장기간 이식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특히 연구실에서 쓰는 광섬유, 약물주입관 등은 뇌 이식 후 외부기기에 선을 연결해 사용하기 때문에 행동에 큰 제약이 있다.

연구팀은 중합체(polymer) 미세유체관과 마이크로 LED를 결합해 머리카락 두께의 유연한 탐침을 만들고, 이를 소형 블루투스 기반 제어 회로와 교체 가능한 약물 카트리지와 결합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 앱을 통해 무선으로 마이크로 LED와 약물 전달을 제어할 수 있는 무게 2g의 뇌 이식용 기기를 구현했다.

특히 약물 카트리지는 레고의 원리를 모사해 탐침 부분과 쉽게 조립하고 분리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필요할 때마다 새로운 약물 카트리지를 결합함으로써 원하는 약물을 장기간에 걸쳐 뇌의 특정 부위에 반복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연구팀은 이 기기를 쥐의 뇌 보상회로에 이식한 후 도파민 활성 약물과 억제 약물이 든 카트리지를 기기와 결합했다.

이후 간단한 스마트폰 앱 제어와 도파민 활성 약물을 이용해 원하는 타이밍에 자유롭게 움직이는 쥐의 행동을 증가·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또 쥐의 뇌에서 장소 선호도를 유도할 수 있는 부위에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주입해 신경세포가 빛에 반응하도록 처리했다.

쥐가 특정 장소로 이동했을 때 마이크로 LED를 켜 그 장소에 계속 머물고 싶게 만들거나 반대로 약물 전달을 통해 뇌 신경회로를 제어함으로써 쥐의 특정 장소 선호도를 없애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인체에 적용하기 위해 두개골 내에 완전히 이식할 수 있으면서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한 형태로 디자인을 발전시키는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정재웅 교수는 “빛과 약물을 이용한 신경회로 제어는 기존의 전기자극 방법보다 훨씬 더 정교해 부작용이 없는 뇌 제어가 가능하다”며, “개발된 기기는 간단한 스마트폰 조작으로 뇌의 특정 회로를 빛과 약물을 이용해 반복적·장기적으로 무선 제어가 가능해 뇌 기능을 밝혀내기 위한 연구나 향후 뇌 질환의 치료에도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지원사업(완전 이식 가능한 무선 유연성 광유체 뉴럴 임플랜트 개발 및 뇌 연구를 위한 광유전학/광약물학에의 적용) 및 기초연구실 지원사업(유전자 및 신경회로 조절 기반 중독 행동 제어 기초연구실)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의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지난 6일에 게재됐다.

(대전ㆍ충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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