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車, 불매운동 여파 판매량 ‘뚝’…일부 주력 모델은 꾸준한 인기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9-08-07 09:42 수정 2019-08-0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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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판매량 156대→262대
출시 행사 고사한 닛산 신형 알티마

지난달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일본차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다. 작년에 비해 위축된 시장 상황을 감안해도 일본 브랜드 하락세가 유독 눈에 띈다. 전 브랜드가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월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브랜드와 차종에 따라 양극화 현상도 나타났다. 대부분 차종이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각 브랜드별 주력 모델은 불매운동 여파에도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일본차 업계는 긴장 속에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요타·렉서스와 혼다는 아직 단정 짓기는 이르다면서 불매운동에 대한 언급을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판매대수에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닛산·인피니티는 불매운동 영향으로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차 5개 브랜드(도요타·렉서스·혼다·닛산·인피니티) 신규 등록대수는 2674대로 집계됐다. 전년(3229대) 동기 대비 17.2% 줄어든 수치다. 시장 전체 평균(5.2% 감소)보다 하락폭이 크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기 전인 6월과 비교하면 하락세가 더욱 도드라진다. 6월 3946대에서 32.2%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렉서스 ES
브랜드별로는 도요타가 865대 판매했다. 전달(1384대)에 비해 37.5%, 전년(1270대) 대비 31.9% 줄었다. 캠리 가솔린 모델 판매량이 115대로 반토막 났고 6월 200대 넘게 팔린 프리우스는 61대에 그쳤다. 신차효과에 힘입어 2개월 연속 300대 넘는 판매고를 올린 라브4 하이브리드는 206대로 감소했다. 반면 주력 모델인 캠리 하이브리드는 277대로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6월(281대)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4월(268대)과 5월(239대)보다는 많은 판매량이다. 아발론 하이브리드 역시 104대로 올해 상반기 월 평균(약 103대) 수준이 유지됐다. 이 모델은 최근 대기해야 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렉서스는 982대를 판매해 올해 처음으로 ‘1000대 벽’이 무너졌다. 6월에 비해 24.6% 감소한 실적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 32.5% 증가했다. RX450h(50대)와 NX300h(151대), UX250h(91대)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부진했지만 주력 차종인 ES300h는 657대로 여전히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한국수입차협회 기준 차종별 판매 순위는 3위에 올랐다.

혼다는 468대로 전달(801대)에 비해 41.6% 줄어든 판매량을 기록했다. 일본차 브랜드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CR-V(26대), 파일럿(32대), 오디세이(36대) 등 레저용차량(RV) 판매대수가 급감했다. 다만 주력 세단인 어코드는 꾸준한 판매량을 보였다. 1.5 가솔린 터보 등록대수가 6월 279대에서 7월 103대로 크게 감소했지만 하이브리드 버전이 156대에서 262대로 67.9% 증가한 판매고를 올리면서 하락폭을 메웠다.
혼다 어코드
한국도요타와 혼다코리아 측은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적인 이슈나 계절 지수, 물량 부족 등 다양한 요인이 판매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닛산은 228대로 6월(284대)보다 19.7% 감소했다. 특히 야심차게 선보인 중형 세단 신형 알티마가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지난달 신형 알티마 판매대수는 2.5 모델과 2.0 터보 모델이 각각 85대, 14대로 집계됐다. 출시 초기 물량 공급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매운동 여파로 신차 공개 행사까지 고사했다.

알티마는 닛산 브랜드 주력 차종으로 구형이 판매되던 작년에만 총 4408대가 팔렸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작년 브랜드 전체 판매량(5053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7.2%에 달한다. 모델 노후화에도 매월 300대 넘는 실적으로 브랜드 버팀목 역할을 했다. 때문에 새 모델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컸지만 악재가 겹치면서 신차효과가 전무한 상황이다. 월 100대 넘게 팔리던 SUV 엑스트레일(X-Trail)과 전기차 리프는 각각 41대, 73대로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닛산 알티마
인피니티 역시 131대로 부진했다. 6월에 비해 25.1% 줄어든 실적이다. 대부분 차종이 한 자릿수 판매량을 기록한 가운데 주력 SUV 모델인 QX50은 78대로 ‘나홀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불매운동에도 불구하고 전달(65대)보다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닛산·인피니티 관계자는 “불매운동 여파가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국내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안타깝지만 향후 상황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 5개 브랜드 누적(1~7월) 등록대수는 총 2만6156대로 전년(2만4514대) 대비 6.7%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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