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이번엔 내가 도울게”…매각불발 넥슨 김정주號, ‘1조 던파’ 허민 영입

뉴스1

입력 2019-08-06 17:52 수정 2019-08-0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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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이사. © News1

넥슨 매각에 실패한 김정주 넥슨 지주사 NXC 대표가 10조원이 넘는 ‘몸값’의 주역인 최대 히트작 ‘던전앤파이터’ 개발을 주도한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 영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늘의 넥슨’을 만든 장본인을 영입해 ‘내일의 넥슨’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서울대 공대 선후배 사이로 ‘상부상조의 경영’을 위해 또 다시 의기투합했다는 평가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허 대표를 넥슨 경영진으로 합류시키기로 하고 구체적인 직책과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 대표는 넥슨 고위직을 맡아 조직 개편 등을 주도할 전망이다.


허 대표는 2017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꾸준히 영업이익 1조원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던전앤파이터’를 세상에 내놓은 인물이다.

지난 2001년 개발사 네오플을 설립해 던전앤파이터를 흥행시킨 뒤 2008년 3800억원을 받고 넥슨에 네오플을 매각했다.

당시 김 대표는 연매출 500억원에 그친 네오플을 거금에 파격 인수해 영업이익만 1조원이 넘는 ‘황금알’로 키워냈고 허민 대표는 회사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위메프 창업이라는 제2의 성공가도에 나서 둘의 만남은 대표적인 ‘윈윈’ 모델로 업계에 회자되고 있다.

허민 대표는 이후 2010년 이커머스 기업 위메프를 설립해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위메프 지분 88.7%를 보유한 최대주주 원더홀딩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2017년 원더홀딩스 자회사 원더피플을 통해 캐주얼 게임 ‘프렌즈마블’을 출시하며 게임업계에 복귀하기도 했다.

넥슨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허 대표의 영입은 김 대표가 아닌 허 대표의 역제안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계획이 무산되면서 조직 슬림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김 대표가 적임자를 수소문하던 중 평소 친분이 두터운 허 대표가 김 대표를 돕겠다며 나섰다는 후문이다.

비운동권 최초로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역임한 허 대표는 사업 부문에서도 특유의 리더십과 추진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는 평가다.

서울대 공대 선후배 사이인 김 대표와 허 대표는 네오플 매각 이후에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지난 2015년에는 김 대표가 위메프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는 위메프가 외부에서 유치한 첫 투자 사례였다. 그만큼 김정주 대표와 허민 대표가 돈독한 사이라는 방증이다. 이번에는 허 대표가 손길을 내밀어 매각 무산 이후 변화가 절실한 ‘넥슨 2.0’을 이끌게 된 셈이다.

허 대표는 넥슨에 합류해 PC 온라인과 모바일로 나뉜 사업 부문을 통합하고 실무그룹을 9개로 나누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할 전망이다. 그 과정에서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주요 캐시카우 외 흥행에 실패한 프로젝트는 과감히 정리해 기업가치를 높일 것이 유력하다.

일각에서는 허 대표의 경력과 이름값을 감안했을 때 그가 넥슨코리아의 차기 대표직을 맡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월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의 매각을 공식화하고 본인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넥슨 지주사 NXC 지분 전량 매각을 추진했다.

김 대표는 매각 과정에서 미국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월트 디즈니 컴퍼니에 직접 인수 의향을 타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디즈니가 인수 의사를 밝히지 않고 본입찰에 참여한 투자자들과 김 대표 간 매각대금을 둘러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매각은 끝내 무산됐다.

한편 넥슨 측은 허 대표 영입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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