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에 경영전면 나선 총수들…이재용 이어 최태원도

뉴시스

입력 2019-08-06 09:50 수정 2019-08-06 09:5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이후 위기 대응에 적극 나서
이재용 "긴장은 하되 두려워 말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
최태원 "흔들림없이 최선 다하고 위기 슬기롭게 대처하자"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배제하기로 하자, 국내 재계 총수들이 잇달아 비상회의를 소집하며 위기 대처에 적극 나섰다. 일본의 경제 보복이 확대되면서 이에 따른 영향과 후속 대응책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를 열고,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따른 영향과 대응 방안을 점검에 나섰다. 최 회장은 5일 오후 서울 SK T타워에서 16개 주요 관계사 CEO들을 소집하고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 비상 회의를 주재했다.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는 통상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최 회장의 회의 주재 및 참석은 이례적이라고 평가 받았다. 그룹 측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흔들림없이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자고 당부하고, ‘그동안 위기 때마다 하나가 돼 기회로 바꿔온 DNA가 있으므로 이번에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CEO들은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타격과 대응책을 분석하는 한편, 위기극복을 비롯해 새로운 사업기회 창출에도 힘써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이후 반도체 소재 수급 상황을 보고받으며 관계사들의 위기 대응을 위한 비상 경영에 돌입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김동섭 SK하이닉스 대외협력총괄 사장에 이어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일본 원자재 협력 업체를 방문하기 위해 출장을 다녀오며 현장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여기에 일본이 지난 2일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결정함에 따라 반도체 사업 뿐만 아니라 배터리 사업 등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SK그룹의 관계사들은 일단 규제 장기화 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에 대해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예의주시하며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당시 “수출 규제가 강화된 일부 푸목에 대해 회사가 가능한 범위에서 재고를 적극 확보하고 있다”며 “밴더를 다변화하고, 공정 투입 사용량을 최소화하면서 최대한 생산 차질이 없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을 통해 “일본의 수출 규제가 반도체 소재에 이어 배터리 소재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면서도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전날 오후 긴급 사장단 회의를 갖고 일본 정부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따른 위기 상황 점검과 미래 경쟁력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김기남 DS부문장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사장뿐아니라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등 관계사 사장들까지 긴급 소집해 경영환경 점검 및 대책 회의를 열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긴장은 하되 두려워 말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사장단 회의 외에도 6일부터 삼성전자 및 전자 관계사 사업장 현장 경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평택 사업장, 시스템 LSI 및 파운드리 생산라인이 있는 기흥사업장, 반도체 개발 조립 검사하는 온양·천안 사업장, 탕정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 방문해 전자 부분 반도체 및 전자 부문 밸류체인을 확인할 계획이다.

아울러 삼성전자 DS부문과 전자 계열사 사장단은 최근 위기 상황에 대해 신속 대응하며 대책 마련에 주력하기 위해 하계휴가를 보류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일본 출장을 다녀온 뒤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부회장과 진교영 메모리사업부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경영진과 긴급사장단 회의를 열기도 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사장단에 비상상황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 마련을 지시하면서 향후 일본의 수출 규제가 휴대폰과 가전 등 다른 사업분야로 확대될 가능성까지 대비하라며 경우의 수를 대비한 대처 방안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