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11년만에 1달러=7위안 돌파…“미중 무역전쟁 여파”
뉴시스
입력 2019-08-05 11:10 수정 2019-08-05 14:30
중국 위안화의 달러에 대한 환율이 5일 미중 무역전쟁 격화 우려를 배경으로 시장 심리 경계선인 1달러=7위안대를 돌파했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중이던 2008년 5월 이래 11년3개월 만이다.
홍콩 역외시장에서 이날 오전 9시18분(한국시간 10시36분) 시점에 위안화 환율은 1달러=7.0481위안으로 떨어졌으며 이후 7.0884위안까지 내려앉으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위안화 환율은 오후 1시9분 시점에는 1달러=7.0281위안으로 전장보다 0.0894위안, 1.29% 하락했다.
기준환율을 상하 2% 범위에서 움직이는 역내 위안화 환율은 오후 1시16분 시점에 7위안대를 넘어서 1달러=7.0301~7.0139위안으로 거래됐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중이던 2008년 5월 이래 11년3개월 만이다.
중국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기준치를 주말보다 0.0229위안, 0.33% 대폭 내린 1달러=6.9225위안으로 설정 고시했다. 기준치는 작년 12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위안화 기준치를 6.9위안대로 떨어트린 것이 시장에서 선행 약세 예고로 받아들여 빠르게 반등하면서 7위안대를 넘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이에 부응하는 유동성이 부족해져 거래가 활발해지지 않음에 따라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 중국 수입품 3000억 달러 상당에 대해 9월1일부터 10% 제재관세를 발동한다고 표명했다.
이에 중국 측도 상응하는 보복조치를 경고하면서 미중 통상분쟁이 더욱 가열된다는 경계감에서 위안화 선행 약세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중 관계 악화가 중국 경제의 추가 둔화와 자본유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지도부는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해 위안화 약세를 용인했다는 관측이다.
단기적인 급변동을 제외하면 중국 금융 당국은 중장기적인 환율 시세에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위안화의 1달러=7위안 돌파는 트럼프 대통령의 4번째 제재관세 발동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는 지적이다.
위안화 7위안대 진입과 관련해 중국인민은행은 성명을 내고 “일국주의와 무역보호주의, (미국의) 대중 추가관세 전망 등 영향을 받아 위안화 환율이 약간 내렸다”면서 7위안대로 떨어진 것은 과거에도 있었으며 이런 정도의 환율 변동은 “정상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관계자는 위안화 약세가 제재관세 여파를 상쇄하기 때문에 수출에는 유리하지만 해외로 자본유출이 가속화하면서 하락이 확대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민은행은 자금유출을 경계해서 “투기적인 움직임에는 타격을 가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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