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좋은 걸 다 알려줘도 되냐’란 말 듣지만…” 유튜브 홈 트레이닝 강사로 나선 국가대표들

김승민 인턴기자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입력 2019-08-02 15:52 수정 2019-08-0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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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 근육 운동과 바벨을 이용한 코어 강화 운동부터 드리블과 슈팅 훈련까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운동 방법과 난이도를 유튜브를 통해 친절히 설명하는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미드필더 김보경(30)의 모습이다.


올해 3월 자신의 이름 앞 글자를 따 ‘KBK Football TV’를 유튜브에 개설한 김보경은 구독자수 1만5000여 명을 보유한 ‘스타 유튜버 강사’다. 영국과 일본 등 해외리그에서 뛰며 경험을 쌓은 그는 유튜브를 통해 자신이 터득한 훈련법과 경기 영상 분석 방법 등의 노하우를 공개하고 있다. “유소년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유튜브를 시작했다. 그런데 점차 축구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들도 (내 훈련법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은 모두가 이해하기 쉽게 주의해야할 점 등을 자막으로 설명하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보며 운동하는 ‘홈 트레이닝’이 각광받고 있다. 김보경의 유튜브 영상에는 “돈 주고도 못 배울 국가대표 강습! 최고!” 등의 댓글이 달린다. 최원근 씨(29)는 “김보경의 운동법을 따라해 본 뒤 조기 축구에 나갔다. 그랬더니 파워가 향상돼 상대 선수와 부딪힐 때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2, 3회 실시하는 개인 훈련 스케줄에 맞춰 영상을 촬영하는 김보경은 “주위에서 ‘그 좋은 걸 남들한테 다 알려줘도 되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축구를 배울 수 있는 경로를 하나 더 열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탁구 국가대표 출신 김정훈(37)은 ‘국가대표 김정훈 탁구클럽’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해당 채널 구독자인 김기수 씨(23)는 “탁구 연습장을 찾아가는 수고를 덜고, 각종 기술을 유튜브를 통해 손쉽게 공짜로 접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김정훈은 “현역에서 은퇴한 뒤 탁구 클럽을 운영하면서 아마추어들을 만나 조언을 해준 적이 많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유튜브로 진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탁구채를 들고 공을 치며 아마추어의 눈높이에서 설명하기 위해 노력한다. 포핸드와 백핸드 등 기본 기술부터 루프 드라이브 등 고급 기술까지 83개의 강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탁구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들과 ‘김정훈을 이겨라’라는 명칭의 이벤트 경기를 펼치기도 한다.

유튜브엔 이른바 ‘홈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는 채널이 많다.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 사이클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박선호(35)가 운영하는 ‘백만킬로 사이클아카데미’, 광저우 아시아경기 수영 은메달리스트 박선관(28)이 개설한 ‘PSKTV’, 2012 런던올림픽 유도 동메달을 획득한 조준호(31) 등이 운영하는 ‘Hanpan(한판) TV’ 등 종목도 다양하다.






유튜브 홈 트레이닝은 생활체육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김종식 원광대학교 스포츠과학부 교수는 “생활체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지속성은 지도자의 지도 효율성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서 “최고 자리에 올라섰던 전문가들이 직접 가르치는 유튜브는 지도 효율성이 높아 생활체육인들의 운동 지속 의사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민 인턴기자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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