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부르몽처럼 베이징 설비 뜯어 옮기나

뉴스1

입력 2019-07-29 15:09 수정 2019-07-2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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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 왼쪽)과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현대차 제공)© 뉴스1

인도네시아 정부가 현대자동차의 현지 공장 설립 계획을 밝히면서 생산시설 운영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지 정부가 서(西) 자바주 카라왕에 공장설립을 위한 토지를 확보했다고 밝힌 만큼 올해 말에는 투자계약이 성사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업계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서 자바주 브카시-카라왕-푸르와카르타 공업단지에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카라왕에 들어설 현대차 생산공장에 원활한 부품공급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 클러스터에 공장을 구축할 경우 해당 시설은 친환경차 생산·판매의 전초기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는 현대차가 동남아 진출의 교두부로 점찍은 곳이다. 인도네시아의 자동차 연간 산업수요는 지난해 기준 104만여대 수준이다. 동남아 주요 국가 중 시장 규모가 가장 크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4.4% 증가한 108만대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현대차가 미국과 중국에 주력하고 있는 사이 동남아 시장은 일찌감치 일본 브랜드들이 점령한 상태다. 인도네시아에서 일본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98%가량으로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를 더한 6개국 점유율만 80%가 넘는다.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시장 공략의 발판으로 삼으려면 일본차가 강점을 가진 친환경차 부문에서 대등한 경쟁을 펼쳐야 가능하다.

이를 노린 현대차의 물밑작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뤄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지역 8개국에서 카헤일링(차량 호출) 서비스를 하는 그랩에 전략적인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이를 발판으로 싱가포르에 아이오닉 하이브리드(HEV) 3000여대를 공급하기로 한 현대차는 동남아시아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려 왔다. 이미지 제고와 함께 현지공장 설립, 공격적인 판매 마케팅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면 동남아 시장 점유율을 최대 20%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를 연이어 찾으며 세일즈에 나선 것도 이같은 수순을 염두에 둔 전략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 공장은 올해 1월 운영이 중단된 중국 베이징공장 유휴설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현대차에겐 중요 계획 중 하나다. 중국에 투자된 과잉설비를 동남아로 돌리면 최소화된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어서다.

실제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물류업체들과 중국 베이징1공장 설비를 현지로 들여오기 위한 통관절차 및 운송계획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1993년 캐나다 브루몽공장의 가동이 중단되자, 이 공장에서 사용되던 대형 압축 프레스 등 일부 설비를 인도로 옮겨 첸나이공장 건설에 사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공장의 유휴설비를 인도네시아에서 활용하고 이를 통해 동남아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면 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공장설립에 투자할 금액은 1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연간 25만대가량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이중 절반은 인도네시아 내수, 나머지는 동남아 수출용 제작이 예상된다.

2015년 출범한 아시아경제공동체(AEC)에는 동남아 6개국이 모두 포함됐고 지난해부터 회원국간 교역이 무관세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설립 계획이 나오지 않은 만큼 관련 언급을 아끼는 분위기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 및 운영계획은 어떤 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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