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3년째 ‘고소득자’ 증세…3.6억 이상 벌면 세금 더 낸다

뉴시스

입력 2019-07-25 14:07 수정 2019-07-2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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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개정]
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서 '2019년 세법개정안' 발표
근로소득공제 2000만원 한도 설정…2만1000명 세부담 늘어
저소득층 지원 '근로장려금' 최소지급액 3만→10만 조정
ISA 만기계좌 연금계좌 전환 허용…세액공제 납입한도 상향
투자세액공제율 상향…신성장 R&D 비용 최대 40% 공제



문재인 정부가 내년부터 근로소득공제 한도를 설정해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세금을 더 걷기로 했다. 일하는 저소득자를 지원하기 위한 근로장려금(EITC) 최소 지급액은 상향한다.

정부 출범 첫해부터 이어온 고소득층 증세로 서민·중산층·중소기업의 세 부담을 줄여주는 기조를 3년째 유지하는 셈이다. 다만 올해는 한시적으로 대기업의 세 부담을 줄이고 세제 혜택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생산성 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율을 1년간 올리고 적용대상도 확대하는 등 대기업의 투자를 늘려 침체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다. 신성장·원천기술 R&D(연구개발) 비용에 대한 세액 공제 비율은 높이고 설비투자자산 가속상각 특례 적용기한도 6개월 연장한다.

정부는 2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주재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19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은 다음 달 14일까지 입법예고 후 8월27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9월3일 정기국회에 제출된다.

정부는 우선 근로소득에서 일정률을 차감하는 근로소득공제에 2000만원 한도를 설정했다. 한도 신설로 1년에 3억6250만원 이상을 버는 근로자의 세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전체 근로자 1800만명의 약 0.11%인 2만1000명이 대상이다.

근로자의 총급여가 5억원일 경우 근로소득공제는 275만원 감소하고 세 부담은 110만원이 올라갈 것으로 추정된다. 연소득이 10억원인 근로자는 약 535만5000원, 30억원의 연봉을 받는 근로자는 약 2215만5000원 세금을 더 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로 인해 약 640억원에 달하는 세금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재현 조세총괄정책관은 사전 브리핑에서 “근로소득공제에 한도를 설정하게 되면 소득이 낮은 근로자는 한도 적용을 안 받아서 공제 대상이 안 된다”며 “영향을 받는 사람은 현실적으로 고소득자가 된다. 이들의 세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약계층 지원은 강화한다. 저소득층 근로를 장려하고 소득을 지원하기 위한 근로장려금의 최소지급액은 3만원에서 10만원으로 조정된다. 단독 가구는 연소득 400만원 미만, 홑벌이는 연소득 700만원 미만, 맞벌이는 연소득 800만원 미만 가구가 신청 대상자다.

사적 연금에 대한 세제지원도 확대한다. 노후연금 활성화를 위해 ISA(개인종합자산관리) 만기계좌를 연금계좌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에 따라 현행 1800만원 이내인 연금 계좌 총 납입한도 금액이 ISA 만기계좌 금액까지 포함되면서 늘어나게 된다.

현재 연금계좌의 세액공제 대상 납입한도인 300만~400만원(퇴직연금 합산시 700만원)에 ISA 만기계좌의 연금계좌 전환금액의 10%(300만원 한도)도 추가 공제된다. 종합소득금액(총급여 1억2000만원)이 1억원 미만인 50대 이상자를 대상으로 연금계좌 납입한도를 3년간 600만원까지 한시적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대기업을 대상으로 세제혜택도 강화한다. 자동화 설비 등 생산성 향상시설에 투자세액공제율을 1년 동안 상향한다. 대기업은 1%→2%, 중견기업 3%→5%, 중소기업 7%→10% 투자세액을 공제해주기로 한 것이다.

생산성 향상 투자세액공제 적용대상에 의약품 제조 첨단설비와 물류산업 첨단설비를 추가하기로 했다. 안전시설 투자세액공제 대상에 송유·열수송관·액화석유가스(LPG)·위험물시설 등을 포함했다.

1분기 설비투자가 9.1% 감소하는 등 부진이 이어지면서 정부는 기업의 투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탄력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에 대한 지원과 공제율을 확대했다. 다만 한시적으로 확대해 투자 유인 효과를 높이고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할 방침이다.

173개 신성장기술과 원천기술 R&D 비용의 30~40%(대·중소기업 20~40%) 세액을 공제해준다. 신성장기술 사업화를 위한 시설투자 시 대기업 5%,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의 세액을 빼준다. 신성장·원천기술 R&D 비용 세제공제 이월기간은 5년에서 10년으로 2배 늘리기로 했다.

기업의 설비투자 활성화를 위해 가속상각 특례 적용기한을 6개월 연장한다. 가속상각제도는 자산의 취득 초기에 감가상각을 크게 해 자산 취득에 든 투자금액을 조기에 회수하는 제도다. 법인세를 이연시키는 효과가 있어 기업의 투자 증가에 긍정적인 요인이 된다.

아울러 정부는 대기업의 경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내용연수(고정자산의 이용가능 연수)를 50%까지 축소할 수 있는 가속상각 대상 자산에 생산성 향상 시설과 에너지절약시설을 추가했다. 투자대상에 제한이 없는 중소·중견기업은 올해 말까지 내용연수의 50%였던 가속상각을 75%로 늘린다.

부동산 과세는 강화한다. 실거래가 9억원을 넘는 고가 겸용주택은 상가와 주택을 구분, 상가에는 과세한다. 기존에 부여하던 1세대 1주택 비과세 및 80%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은 주택에만 적용한다.이번 세법 개정으로 인해 새롭게 포함되는 고가 겸용주택 과세 대상은 1만 호가량이 될 것으로 기재부는 예상하고 있다.

1세대 1주택 비과세 적용 대상 부수토지 범위는 축소했다. 현재는 주택정착면적의 5배 이내의 부수토지에 대해 주택과 함께 비과세를 적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수도권 도시지역의 경우 주택정착면적의 3배만 비과세된다. 수도권 밖 도시지역은 현행 5배, 도시지역 밖은 현행 10배를 그대로 유지한다.

소형주택 임대사업자의 세액감면율도 줄였다. 등록임대사업자의 소형주택(85m2·6억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한 소득세·법인세 세액감면율을 축소한 것이다. 현재는 4년 임대시 30%, 8년 임대시 75% 세액을 줄여줬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4년 임대시 20%, 8년 임대시 50%로 감면율이 축소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소비와 수출 활성화를 위해 내국인에 대한 시내 및 출국장 면세점 구매한도를 3000달러에서 5000달러로 상향한다.입국자 면세점 구매한도(600달러)를 포함하면 총 3600달러에서 5600달러까지 구매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소비 확대를 위해 사후면세점 즉시 환급 한도 도 건당 30만원(총 구매액 100만원)에서 건당 50만원(총 구매액 200만원)으로 늘린다.

또 15년 이상된 노후차 폐차 후 경유차를 제외한 신차를 구입하는 경우 6개월간 한시적으로 개별소비세 70%(100만원)를 감면한다. 수소전기차 구매시 400만원 한도 내에서 개별소비세 감면 적용기한도 3년 연장한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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