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쉰 소리… ‘성대폴립’ 의심해 보세요

홍은심 기자

입력 2019-07-24 03:00 수정 2019-07-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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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어느 날 갑자기 목에서 쉰 소리가 나고 목소리를 내기도 힘들어진다면?

평소 좋은 성량과 음성을 가지고 있던 김모 씨(40)는 목이 불편해 찾은 병원에서 ‘성대폴립’이라는 생전 처음 들어본 병명을 진단받았다.

성대폴립은 목소리를 내는 성대 점막이 부어 물혹이 생기는 질환이다. 소리를 내기 위해 목을 과다하게 사용하거나 무리한 발성법 등 2차적 손상으로 주로 발생한다. 성대의 일시적인 손상이나 상기도 감염 등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목소리를 남용하거나 혹사하면 성대 점막 안쪽에 출혈이나 부종이 생겨 차차 폴립이 만들어진다. 폴립은 표면이 매끄럽고 모양은 버섯과 같은 줄기를 가진 것과 전체가 부어 있는 것도 있다.

목소리 잠기고 쉰 소리 나면 진료받아야

성대폴립은 주로 성대 점막에 있는 혈관이나 점액을 분비하는 부위의 모세혈관이 터지면서 부풀어 올라 생긴다. 운동 경기 중에 큰 소리를 지르거나 강한 기침, 심한 구토 등으로 성대에 강한 힘이 들어가면 한쪽 성대에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성대 진동이 중단되는 특징도 있어 성대결절과는 감별이 가능하다.

성대폴립은 양쪽 성대가 충분히 접촉하지 못하기 때문에 목소리가 잠겨 쉰 소리가 나거나 이물감으로 자주 기침을 한다. 목소리의 강도나 음도를 일시적으로 조절하기 힘들다. 너무 크거나 작은 목소리를 내거나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소리 등이 나올 수 있다. 폴립이 커지면 공기의 통로가 좁아져 숨쉬기가 힘들어진다. 최근 성대폴립의 수술적 치료가 많아지고 있지만 환자의 성대 사용에 대한 행동 변화 없이는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술 후에는 한동안 목소리 내지 말아야

성대폴립은 후두미세수술로 폴립을 제거하고 음성치료를 병행한다. 폴립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경우에는 목소리를 내지 않고 쉬거나 약물 치료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변화 없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수술로 떼어내야 한다.

후두미세수술은 음성장애를 일으키는 성대결절, 성대폴립, 성대 낭종 등 다양한 양성 후두 질환을 현미경을 통해 10∼20배로 확대하면서 성대의 병변을 제거하는 미세수술이다. 성대 고유층과 상피층을 최대한 보존하고 병변만을 제거한다. 수술 후 바로 식사나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약 1∼2주간은 음성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음성치료는 성대 위생, 목소리 오남용, 심한 성대접촉, 호흡, 발음 등을 교정하는 전반적인 음성치료 프로그램이다. 폴립의 크기가 작다면 음성치료만으로도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성대점막에 붉어짐이 없다면 음성치료를 우선 적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폴립의 크기가 크다면 음성치료만으로는 효과가 적어 조기에 수술해야 한다.


평소 올바른 목소리 사용법 익혀야

건조한 공기는 입 안의 점막을 마르게 한다. 비염, 코막힘 등의 증상이 있으면 입을 통해 성대로 먼지가 많이 들어가 성대에 손상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물을 자주 마셔주는 것이 좋다. 틈틈이 음성 휴식과 천천히 말을 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필요하다. 담배, 카페인, 술 등은 성대 점막을 마르게 해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선동일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성대폴립은 목소리 사용이 많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뿐만 아니라 주부, 회사원에서도 발생 빈도가 높다”며 “목소리를 얼마나 많이 쓰느냐에 따라 발병률이 높아지지만 어떻게 쓰는지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 교수는 “또 치료 후 성대사용 방법을 교정하지 않으면 재발률이 매우 높아 음성치료를 통해 전반적인 교정을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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