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인공관절’ 아직 이르다

이수찬 창원힘찬병원 대표 원장

입력 2019-07-22 03:00 수정 2019-07-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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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치료, 이것만은 알아야]


“3차원(3D) 인공관절은 내 무릎에 딱 맞는 인공관절을 만들어주는 게 아닌가요?”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하는 말기 무릎관절염 환자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아니다’.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 연골이 다 망가져 더 이상 자기 관절을 쓸 수 없는 경우에 하는 최선의 치료법이다. 망가진 관절 대신 특수 금속으로 만들어진 인공관절을 인체에 삽입함으로써 정상 기능을 회복하게 해준다. 관절을 형성하는 뼈의 겉면을 곱게 다듬고 얇은 특수 금속막을 관절 겉면에 씌운 후 그 중간층에 물렁뼈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특수 플라스틱을 삽입해 관절이 유연하고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 준다.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의 정확도가 관건이다. 기계를 이용해 뼈를 정확히 깎아내고 균형을 잘 맞춰 다리의 각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나 3D프린터 등의 기계적 수술 장치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럴 때 ‘환자 몸에 꼭 맞는 맞춤형 인공관절’이란 다소 과장된 수식어가 붙곤 한다.

내비게이션 수술은 인공위성의 위치추적시스템 원리를 수술에 접목한 것으로 과거에 많이 시행했지만 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는 추세다.

모든 논문을 취합해보면 내비게이션을 이용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했을 때 수술시간, 출혈량, 환자 만족도에서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또 3D프린터도 마찬가지다. 3D프린터가 인공 귀, 코를 만드는 등 의학기술에도 다양하게 접목되고 있지만 인공관절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그런 단계는 아니다. 수술 과정에서 의사가 수술을 더 쉽게 하기 위해 뼈를 깎아내는 기구를 3D프린터로 만들어 내는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환자들은 마치 3D프린터로 본인에게 꼭 맞는 인공관절 모형을 만들어 수술하는 것처럼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인공관절의 사이즈는 미리 환자의 몸에 맞게 8mm, 10mm 등으로 제작되어 있다. 환자에게 꼭 맞는 맞춤형 인공관절이라고 하면 8.3mm, 8.5mm 등으로 소수점 이하까지 세분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이처럼 맞춤형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인공관절은 미리 만들어져 있는 사이즈 가운데 환자에게 가장 적당한 관절을 선택해 삽입하게 된다. 따라서 맞춤형 인공관절의 현주소는 관절 사이즈를 정확하게 선택해 수술의 정확도를 얼마나 높이느냐가 관건이다. ‘3D프린터로 환자 몸에 꼭 맞는 맞춤형 인공관절을 제작한다’는 표현은 과하다고 하겠다.

이수찬 창원힘찬병원 대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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