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과속한 ‘인천e음카드’…속도 조절나선 기초단체

뉴스1

입력 2019-07-19 14:56 수정 2019-07-1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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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e음카드. © 뉴스1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인천지역 전자화폐 ‘인천e음카드’에 대해 기초단체들이 속도조절에 나섰다. 당초 예상보다 훨씬 재정부담이 크고 갖가지 논란이 불거져서다.

19일 인천 서구에 따르면 이날부터 결제액에 상관없이 10%였던 캐시백을 구간별로 나눠 차등 지원한다.

월 누적결제액을 기준해 30만원 이하일 경우는 기존과 같이 10%, 50만원 이하는 7%, 50만원을 초과할 때는 6%로 조정된다. 월 30만원을 넘게 쓴 사용자의 혜택이 대폭 줄어드는 셈이다.

현금카드처럼 충전해 사용하는 ‘e음카드’는 인천시가 만든 플랫폼에 기초단체가 별도의 카드를 만들어 운용하는 방식이다. 시가 기본 캐시백 6%(국비 4%, 시비 2%)를 제공하고 기초단체별로 캐시백을 더 얹어 준다.

서구가 지난 5월부터 캐시백 10%의 ‘서로e음카드’를 발행했으며 연수구(캐시백 10%), 미추홀구(캐시백 8%)가 뒤를 이어 발행했다.

서구가 불과 두 달만에 캐시백 지원을 축소한 가장 큰 이유는 e음카드 결제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예산이 조기 소진됐기 때문이다.

서구는 당초 5월부터 오는 12월까지 8개월간 결제액 1000억원을 목표로 캐시백 예산 40억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이 목표는 단 40일만에 달성됐으며 현재는 결제액이 1200억원을 초과한 상태다. 가입자 수도 목표인원 4만6000명보다 다섯배 많은 23만여명에 달한다.

서구는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37억원의 예산을 더 확보했으나 이같은 추세라면 금방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부익부(富益富) 빈익빈(貧益貧)’ 논란도 캐시백 축소의 한 원인이다.

e음카드는 많이 쓰면 많이 쓸수록 혜택도 커 현금 유동성이 큰 사용자가 유리한 구조다. 금을 사거나, 자동차를 구매할 때 e음카드로 결제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10% 더 싸게 살 수 있다.

서구는 이를 막기 위해 고가의 일부품목에 대해서는 e음카드의 사용을 제한하고 다양한 시민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소액 사용자에게 더 많은 캐시백을 지원하게 된 것이다.

서구 관계자는 “여러 문제들이 도출돼 캐시백 지원을 축소하게 됐다”며 “이는 재정상황에 따라 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연수구와 미출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이들 지역도 조만간 서구와 같이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남동구는 아예 e음카드 발행을 보류한 상태다.

지난해 6월 출범한 e음카드의 초반 성적은 극히 부진했으나 ‘10% 캐시백’이 지원되기 시작한 올 5월부터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올 4월까지 11개월간 6만여명에 불과하던 가입자는 5월 한달에만 5만여명이 가입했고 지난달에는 20여만명이 가입했다.

7월 들어서도 2주만에 12만5000여명이 더 가입해 가입자는 총 62만3000여명이 됐으며 누적충전액은 3287억원, 누적결제액은 2975억원이다.

(인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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