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불화수소 대기업서 안 사준다고” 박영선 지적에, 최태원은…

서귀포=허동준기자

입력 2019-07-18 17:22 수정 2019-07-1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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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7일 제주신라호텔에서 개막한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앞서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뉴스1
“정부는 많이 했다 그러는데 기업들은 체감하는 변화가 많지 않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7일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개막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규제개혁 점수를 묻는 질문에 이처럼 답했다.

하지만 같은 행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영국 재무장관을 만났더니 한국이 영국보다 광범위하게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했다며 놀라워했다”고 말해 규제개혁 효과에 대한 민관 인식의 차를 드러냈다.

박 회장은 “규제개혁이 안 되니까 신산업 전개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훨씬 뒤떨어지기 시작했고, 기존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져가는 것을 불 보듯 뻔히 보고 있는데 바꿀 수 있는 방안은 마땅치 않다”며 “이제는 규제개혁의 지연이 가져오는 폐해가 분명히 체감되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포럼 개회사에서도 각종 규제를 ‘기성세대의 덫’으로 표현하며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후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4차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해 ‘한국경제.사회, 가야할 길’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기획재정부 제공) 2019.7.17/뉴스1
개회사 바로 다음 순서로 강연한 홍 부총리는 “전날까지 총 81건의 사업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해 진행됐다”며 “기재부가 역발상으로 규제 존치의 정당성을 공무원이 증명하는 규제 입증 책임제를 시행했더니 약 80건의 규제가 폐지되거나 개선됐다”며 규제개혁의 성과를 자랑했다.

18일에 이어진 포럼 행사에서도 한국에서 소재기업이 육성되지 못한 책임론을 놓고 민관의 인식 차이가 크다는 점이 확인됐다. 일본이 수출 규제를 하고 있는 불화수소와 관련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초청 강연에서 “국내 중소기업도 불화수소를 만들 수 있는데 대기업이 안 사준다고 한다”고 했다.

이 강연 이후 기자들과 마주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불화수소를 안 사준 게 맞나’라는 질문에 “품질의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공정마다 불화수소 분자의 크기 등이 다 다른데 아직 우리 내부에선 그렇게까지 디테일하게는 못 들어갔다. 차차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주제로 한 강연을 하기도 했다. 대한상의 포럼 행사에 4대그룹 총수가 강연자로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귀포=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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