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서울 집값 상승세 자극하나…“영향 제한적”

뉴스1

입력 2019-07-18 15:35 수정 2019-07-1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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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9.7.1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 아파트 전경.© News1

한국은행이 1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최근 상승세로 돌아선 서울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추구하는 정부와 한은의 엇박자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하향 조정했다. 2016년 6월(1.50%->1.25%) 이후 3년 1개월 만의 금리 인하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2017년 11월과 2018년 11월 각각 0.25%p씩 금리를 올린 바 있다.

기준금리 인하는 부동산 시장에서 호재로 인식한다. 금리 인하가 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 활성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즉, 시장 참가자들이 낮은 이자비용으로 돈을 빌려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는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5% 저금리와 1170조원(2년 미만 단기예금)에 달하는 부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을 기웃거리며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낮은 이자비용과 유동성이 승수 효과를 일으키며 부동산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집값이 급등하지는 않으나 높은 호가 유지, 매도자의 매물 철회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나타난 서울 집값 상승세를 유지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금리 민감도가 높은 재건축 재개발이나 레버리지를 많이 이용하는 투자용 부동산에 더 많은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함 랩장도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 등 공급 희소성이 야기될 만한 곳의 가격 안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면서 “거래량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렵지만 높은 호가가 유지되는 고원화 현상은 지속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가격 급등이나 거래량 증가 등은 나타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분양가 상한제 민간택지 확대 등 정부의 추가 규제 움직임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금리인하에도 거시경제 불안은 추가 변수”라면서 “정부의 특정지역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엇박자’라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정부가 서울 집값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분양가 심사 강화, 분양가 상한제 민간택지 확대 적용 시사 등 추가 규제를 발표한 것과 다른 움직임이라는 지적이다.

양지영 양지연R&C연구소장은 “금리 인하로 갭투자자들의 여유가 생길 것”이라며 “금리 인하 폭이 크지 않아 실질적인 영향보다는 심리적으로 (갭투자자들이) 기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유세 부담에 매물을 내놓으려고 했던 다주택자들이 다시 매물을 거둬 들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어 양 소장은 “전반적인 악재가 많은 상황으로 급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정부와 한은의) 엇박자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엇박자 지적에도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경기 부양이 부동산 안정화보다 더 시급한 사안이라고 판단한 결과다.

최근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고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 등 대외 여건도 악화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 초반대로 주저 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은 역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0.3%p 하향 조정했다.

이주열 총재는 “경제성장세와 물가 상승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돼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필요성 커졌다고 판단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며 “앞으로 실물 경제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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