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8회 디 오픈, 누가 위대한 자연 앞에서 겸손한 골프를 칠 것인가?

김종건 기자

입력 2019-07-17 10:48 수정 2019-07-1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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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이름 앞에 유일하다는 뜻의 ‘The’가 붙는 디 오픈이 18일(한국시간) 개막한다. 올해로 148번째 대회다. 가장 오래된 골프대회이자 2019시즌 마지막을 장식하는 4번째 메이저대회다. 68년 만에 북아일랜드 포트러시 로열 포트러시 골프장(파71·7344야드)에서 벌어진다. 총상금은 1075만 달러(약 126억7000만원), 우승상금은 193만5000달러(약 22억3000만원).


모든 메이저대회는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다. 가장 먼저 치러진 마스터스는 경사가 엄청난 오거스타의 계곡에서 경기를 한다. 거리보다는 정교함이 필요하고 그린에서의 플레이가 우승을 결정한다. 베스페이지 블랙코스에서 열린 PGA챔피언십은 엄청나게 질기고 긴 러프와 거리가 특징이었다. 벙커도 많았다. 페블비치 골프장에서 벌어진 US오픈도 러프는 깊었고 페어웨이는 좁았다. 정해진 곳으로 공을 보내지 못하면 가차 없는 시련이 기다렸다.


이처럼 3개 메이저대회는 대회의 품격을 높이고 출전선수들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코스를 어렵게 만드는 작업이 들어가지만 디 오픈은 다르다. 스코틀랜드(7곳)와 잉글랜드(6곳) 북아일랜드(1곳) 등 대회가 열리는 곳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인내심을 시험하는 코스세팅이 많다. 이번에는 1951년 이후 처음 열리는 북아일랜드의 예측 불가능한 날씨와 있는 그대로의 코스환경에서 어떻게 슬기롭게 골프를 치느냐가 과제다.

US오픈 이후 대회출전을 미루고 많은 준비를 해온 타이거 우즈(미국)는 벌써부터 시차적응을 위해 새벽 1시에 일어나 운동하는 등 정성을 쏟고 있다. 메이저대회 15승 가운데 브리티시 오픈에서만 3번(2000년, 2005년, 2006년) 우승했던 우즈다. 이번에도 2번 아이언을 캐디백에 넣었다. 북아일랜드의 강한 바람을 고려해 탄도 낮은 샷을 구사하기 위한 전략이다. 우즈는 2006년 잉글랜드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때도 스팅어 샷이라 이름이 붙은 2번 아이언 티샷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다.

영원한 우즈의 라이벌 필 미켈슨(미국)은 새로운 클럽 대신 감량을 통해 몸 상태를 더 좋게 만들었다. 6일 동안 물과 커피만을 마시며 7kg을 뺐다고 스스로 밝혔다. 2013년 디 오픈 우승자다.

이밖에 PGA챔피언십과 US오픈을 2년 연속 우승했고 통산 6승 가운데 4승이 메이저 우승인 브룩스 캡카(미국)도 유력한 우승후보다. 시즌 2, 3번째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과 US오픈에서 각각 우승, 준우승을 했다. 더스틴 존슨(미국)과 함께 엄청난 피지컬로 차원이 다른 골프를 한다. 두 사람은 아직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스포츠베팅 업체 윌리엄 힐은 켑카의 우승배당을 10/1, 존슨의 우승배당을 14/1로 정했다. 우즈는 16/1이다.

가장 우승확률이 높은 선수는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다. 2014년 대회 우승자다. 골프장이 집에서 30분 거리다. 16세 때 이 곳에서 61타의 코스 레코드를 세운 적도 있다. 기후와 코스환경에 가장 익숙한 맥길로이의 우승배당은 8/1이다. 지구상의 수많은 골퍼 가운데 152명이 초대받은 이번 대회에 우리 선수는 PGA투어에서 활동하는 강성훈 임성재 김시우 안병훈과 KPGA 코리안투어의 황인춘 장동규 박상현 문도엽 등 8명이 출전한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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