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국가정원’ 거듭난 태화강

정재락 기자

입력 2019-07-17 03:00 수정 2019-07-17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여의도 공원 3배 크기 태화강 대공원, 백로 찾는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로
영남알프스-대왕암 케이블카 추진


국가정원 2호로 지정된 울산 태화강 대공원 일원. 이곳 정원에는 온갖 꽃들이 만발하고, 강변 대나무숲은 백로와 떼까마귀가 집단 서식하는 국내 최대의 철새도래지다. 울산시 제공

울산 관광에 파란불이 켜졌다. 생태공원으로 거듭난 태화강 일대가 국가정원 2호로 탄생하고 새로운 관광의 아이콘 ‘케이블카’ 설치도 머지않았다.

국가정원 2호

전남 순천만에 이어 12일 ‘국가정원 2호’로 지정된 울산 태화강은 명실상부한 ‘울산의 젖줄’이다. 태화강 회생(回生) 스토리는 ‘공업도시, 공해도시’ 이미지가 강했던 울산을 ‘생태환경도시’로 탈바꿈시키는 원동력이었다. 국가정원 2호로 지정될 수 있었던 것도 울산의 이 같은 노력 때문이다.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곳은 태화강 태화교와 삼호교 사이의 태화강 대공원과 십리대밭 일원 83만5452m²다.

태화강은 2000년대 초까지 생활 오수와 공장 폐수로 가득해 매년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죽음의 강’으로 불렸다. 그러나 2004년부터 추진한 수질 개선사업으로 현재는 연어와 황어가 회귀하는 1급수 하천인 ‘생명의 강’으로 탈바꿈했다. 강변 십리대숲은 백로와 떼까마귀가 사계절 찾아오는 전국 최대의 철새 도래지로 유명하다.

태화강변에는 서울 여의도공원의 약 3배 크기로 태화강 대공원이 2010년 조성됐다. 이 대공원은 중구 태화루 건립 터인 용금소에서 명정천에 이르는 태화들판을 공원화한 것이다.

태화강 대공원은 치수(治水)와 개발논리 때문에 한때 물거품이 될 뻔했다. 공원의 핵심인 십리대숲이 1987년 수립된 태화강 하천정비기본계획에 의해 홍수 예방 명분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나 시민들과 환경단체의 노력으로 보전됐다. 하지만 울산시가 1994년 도시계획을 변경하면서 태화들 18만6000m²를 ‘하천부지’에서 ‘주거지역’으로 바꾸자 또 한번 위기를 맞았다. 지주들이 택지개발을 추진한 것이다. 이때도 시민들이 ‘태화들 한 평 사기 운동’을 펼치면서 개발을 막았다. 2005년 9월 당시 건설교통부도 이곳을 하천부지로 환원했다. 시는 1000억 원으로 사유지를 사들여 비닐하우스 391동을 철거하고 폐기물 3500t도 수거한 뒤 대공원으로 만들었다. 태화강은 2013년 대한민국 20대 생태관광지로 선정됐고, 한국관광 100대 명소로 뽑혔다. 울산발전연구원은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으로 2023년까지 생산유발 5552억 원, 부가가치유발 2757억 원, 취업유발 5852명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은 울산 대전환기에서 긍정의 변곡점”이라며 “지금부터 울산은 산업수도에서 생태문화 역사관광도시로 진입하는 ‘재조(再造)울산’, ‘울산 르네상스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카 추진

울산의 산과 바다에 케이블카가 동시에 추진된다. 2021년 3월 개관을 목표로 현재 건설 중인 울산 전시컨벤션센터와 함께 케이블카가 완공되면 울산 관광산업은 획기적인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울산에 케이블카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대표 레저업체 가운데 하나인 대명건설㈜은 ‘영남알프스 케이블카’와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 사업 추진 계획을 최근 공식 발표했다. 2개 케이블카의 연간 수요는 각각 69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대명건설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될지는 올 연말 결판이 난다.

대왕암공원의 케이블카는 울산시, 영남알프스 케이블카는 울주군이 각각 행정관리권을 맡아 환경영향과 경제성 등에 대한 타당성 검증을 다음 달까지 진행한다. 시는 9월부터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3자 공모방식을 통해 사업자를 모집한다. 우선협상대상자는 12월 결정되며 내년 1월부터 본격 사업에 들어간다.

해상케이블카의 경우 노선의 연장이 2km 이상이면 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대명건설 측의 노선은 1.26km여서 소규모 환경평가로 대체된다. 준공은 2021년 상반기가 될 예정이다. 예상사업비는 538억 원. 하부정류장은 일산수산물판매센터 인근이며 상부정류장은 어린이테마파크 주변이다. 케이블카 옆으로 연장 0.94km의 집라인(Zipline)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는 우선 울주군이 군립공원위원회를 열고 공원시설계획을 변경해 ‘등억정류장∼간월정류장’ 노선을 확정한 뒤 낙동강유역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울산시는 대명건설의 제안서 중 상부정류장의 위치가 낙동강 완충구역을 벗어났다는 점에서 환경영향평가 통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대명건설이 제시한 노선은 울산시와 울주군이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했던 행복케이블카의 복합웰컴센터∼간월재휴게소 노선과 거의 일치한다. 총 연장은 1.68km. 낙동정맥 완충구역을 피하기 위해 상부 정류장의 위치만 아래쪽으로 410m가량 옮겼다. 또한 대명건설이 영남알프스곤돌라에 주민들의 지분참여까지 검토하고 있어 환경청의 결정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비는 517억 원. 울산시 전경술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울산의 대표적인 산과 바다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관광산업이 활성화되고 지역경제도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