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6차산업 뿌리 내려 농가소득-일자리창출 ‘주렁주렁’

김상훈 기자

입력 2019-07-16 03:00 수정 2019-07-1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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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에서 미래를 찾는다]

작년 6차 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인증경영체 부문 대상을 수상한 로컬랜드의 포도농장 현장 체험 활동 모습. 작년 5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로컬랜드가 운영하는 농가 레스토랑, 카페, 포도 박물관을 다녀갔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로컬랜드㈜는 포도와 관련해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와인용 포도를 재배하고, 포도를 재배할 농가를 선정해 교육한 뒤 양질의 포도를 생산케 하고 전량 수매하기도 한다. 이 포도로는 화이트와인, 레드와인 등 12종의 와인을 생산한다. 대량생산이 아닌,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이다.

이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소비자에게는 품질 좋은 와인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농가에는 안정적인 소득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가동해 새로운 수익 모델도 창출했다. 농가 레스토랑과 카페를 운영하고, 포도 박물관을 열어 세계 30여 개국을 돌며 수집한 120개 포도 품종을 전시한다. 지난해 관광객 5만여 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로컬랜드는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6차 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인증경영체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 농촌의 6차 산업, 가장 유망한 분야로 꼽혀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는 2014년 방한했을 당시 한 대학 강연에서 “미래 최고 유망 업종은 농업이다. 젊은이들이여 당장 농대에 가라”고 말했다. 경제의 힘이 금융에서 실물로 이동하고 있고, 식량과 농경지 부족으로 미래에는 농업이 가장 수익성 높은 사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 사실 이런 예측은 어느 정도 현실이 돼 가고 있다. 농업은 이미 음식을 생산하는 단순한 1차 산업에 머물지 않고 있다. 제조 가공(2차 산업)과 체험 관광(3차 산업) 등 다양한 산업을 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6차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

농촌을 찾는 관광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6년에는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1200만 명을 넘어섰다. 농촌이 살아나면서 농가 소득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가구당 농가소득의 경우 2017년 3823만 원에서 지난해 4200만 원으로 늘었다. 제조가공품 생산과 농촌 관광 등 농업 외 소득도 늘고 있다. 특히 제조업, 숙박업, 음식업 등을 병행해 벌어들인 겸업소득의 경우 1년 새 22.5% 증가했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농림어업 분야 취업자는 2017년 128만 명에서 지난해 134만 명으로 늘었다.

도심에서도 6차 산업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서울에 문을 연 6차 산업 제품 전문 판매관인 ‘비욘드팜 1호점’의 경우 6개월 만에 매출이 150% 정도 늘었다. 여기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주요 재료는 100% 국내산이다.


○ 6차 산업 인증마크 활성화

정부는 6차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인증마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인증 심사는 서면 심사와 현장 심사를 거친다. 최근 2년간의 사업 성과와 경영·재무 관리, 인프라 구축 현황 등 사업 지속성과 지역 농업과의 연계성, 6차 산업 완성도 등 여러 항목을 평가한다. 인증을 획득하면 융자 지원, 컨설팅, 판로 지원, 홍보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인증마크를 받은 후에도 3년마다 갱신해야 한다. 6차 산업 인증을 받은 사업자는 2014년 379곳에서 올해 현재 1554개로 급증했다.

인증을 받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제품의 주요 재료는 반드시 100% 국내산만 이용해야 하며 그중 50% 이상은 지역 농산물만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6차 산업 인증 사업자의 제품은 지역에서 만들어진 신선한 국내산 재료로 만든다. 좋은 먹거리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크다면 정부의 깐깐한 심사와 검증을 거친 ‘6차 산업’은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선정된 6차 산업 제품의 이점은 무엇일까. 원재료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농부가 직접 그 지역의 특산물을 원료로 사용해 제품을 만드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로쇠 된장, 알로에 꿀차, 모시떡 등 그 지역의 특색에 맞는 제품을 농부가 철학과 가치를 담아 만들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각자의 취향에 맞춰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생생한 체험 프로그램 또한 6차 산업의 장점이다. 지난해 농촌을 찾은 관광객은 1200만 명을 넘어섰다. 관광객은 △농산물 수확 체험 △농가 맛집 체험 △농가 민박 체험 △농촌 관광 등의 프로그램을 즐겼다.

농식품부는 6차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정책을 재정비하고 있다. 아울러 인증마크의 디자인도 개편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 더 많은 국민에게 6차 산업을 알리고 전파하기 위해 더욱 효과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아일보-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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