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신분증’ 시대… 학력-재산 증명 앱 하나로

곽도영 기자

입력 2019-07-15 03:00 수정 2019-07-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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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1. 하반기(7∼12월)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A 씨는 회사들이 요구하는 졸업예정증명서를 떼러 더 이상 모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으로 채용 사이트에 들어간 뒤 증명서 제출 버튼을 누르면 전자증명 애플리케이션(앱)이 자동으로 뜨고, 졸업한 학교의 각종 증명서를 선택해 바로 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새 스마트폰을 개통하러 간 B 씨는 예전처럼 주민등록증을 복사해 제출하거나 여러 장에 걸친 가입자 정보 수집·이용 동의 약관에 일일이 사인하지 않아도 된다. 통신사에서 필요로 하는 본인 인증과 납부 계좌 정보 등을 전자증명 앱으로 골라 제출하면 그만이다.

블록체인 기술로 각종 증명서들이 스마트폰 앱 하나에 들어오는 ‘모바일 전자증명 시대’가 이르면 올해 11월부터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학·졸업증명서 등 대학 관련 증명서 제출, 스타트업 비상장 주식 거래 시 본인 인증은 연내에 실제 활용할 수 있을 예정이다.

14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삼성전자,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코스콤 등 7개사가 손잡고 국내 처음으로 블록체인 기반 통합 전자증명 앱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블록체인은 ‘블록을 연결한다’는 의미로, 거래 데이터를 한 곳에 별도로 저장하지 않고 각각의 주체가 데이터 조각을 분산해 갖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간 많은 기업 및 기관이 자체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해 적용해 왔지만 이번에 7개사가 연합해 국내의 다양한 사업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동의 전자증명 플랫폼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통합 안전결제 플랫폼인 ISP 안에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해 두면 다양한 앱이나 사이트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이번에 통합된 전자증명 앱이 나오면 채용 서류 제출, 금융 거래, 통신 서비스 개통, 관공서 업무 등에 각각 증명서를 떼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신원 증명을 할 수 있게 된다.

모바일 전자증명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이용자들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기관 및 기업이 개인으로부터 포괄적 동의를 받아 개인정보를 일정 기간 보관하며 활용했지만 어디에 쓰이는지 확인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데이터 형태로 가지고 있다가 즉각적으로 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 플랫폼에 참여하는 주체들끼리 제출된 정보의 상호 대조가 가능해 정보를 위·변조하거나 해킹될 위험이 제로에 가까워진다는 게 참여사들의 설명이다.

7개사는 11월 전자증명 통합 플랫폼 시범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때까지 우선적으로 고려대, 한양대, 건국대 등 12개 대학과 협력해 증명서 제출 서비스를 앱에 담을 예정이다. 서비스 확산을 위해 SK, LG, KT 그룹사의 신입 또는 경력사원 채용 시에 이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서비스 성과에 따라 향후 참여사들을 늘리고 사회 각 분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참여사들은 밝혔다.

? 블록체인 기반 전자증명

각종 본인 인증 데이터를 특정 서버 한 곳에 보관하지 않고 해당 전자증명 플랫폼에 참여한 수많은 서버들에 분산 저장한다. 새로운 인증 요청이 있을 때마다 모든 참여자들이 이를 공유하고 대조하므로 인증 데이터 위·변조가 어려운 특징이 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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