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하면 비싸도 좋아… 과일도 ‘한정판’ 시대

강승현 기자

입력 2019-07-15 03:00 수정 2019-07-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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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더 달달하게… 프리미엄 과일 인기]여름시장 사로잡는 프리미엄 과일


직장인 김민지 씨(33)는 최근 온라인몰에서 당도 선별 프리미엄 수박을 2만5000원(7kg)에 구입했다. 과일을 자르지 않고 당도를 확인하는 ‘비파괴 당도 선별’ 공정을 거친 제품으로 일반 수박 대비 1만 원 이상 비쌌지만, 당도가 월등히 높다는 후기를 보고 바로 결제 버튼을 눌렀다. 김 씨는 “지난 동남아 여행 때 고당도 과일을 먹고 나서 입맛이 바뀌었다”며 “값은 좀 비싸지만 달달하고 맛있어 자주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프리미엄 가전, 프리미엄 식기 등 고급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당도가 높고 품질이 좋은 ‘프리미엄 과일’도 인기를 끌고 있다. 14일 이마트에 따르면 2만 원 이상 수박 매출은 6월 1일∼7월 13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9.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과일 수요가 늘면서 이마트는 올여름 ‘1% 수박’이란 이름의 제품을 내놓았다. 일반 수박에 비해 맛이 달콤하고 향이 진한 제품으로 껍질에 검은 줄무늬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품종 차별화를 통해 당도를 일반 수박(10브릭스)보다 높은 12브릭스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 올해 첫선을 보이는 제품으로 350통만 생산했다. 과일도 ‘한정판’ 시대가 온 것이다. 가격은 8kg 기준 2만4800원이다. 롯데마트도 5번의 검사를 통해 당도를 12브릭스까지 높인 프리미엄 수박을 판매하고 있다.

‘가심비’ 소비가 늘면서 당도가 높고 맛이 좋은 ‘프리미엄 과일’이 뜨고 있다. 왼쪽부터 신비복숭아, 샤인머스캣 포도, 이마트 1% 수박. 각 업체 제공
털이 없는 천도복숭아와 속이 부드럽고 과즙이 풍부한 백도 복숭아의 장점만을 모은 이른바 ‘하이브리드형 과일’도 출시됐다. ‘신비복숭아’로 불리는 이 상품은 겉은 천도처럼 붉고 털이 없으며 속은 백도처럼 하얗고 부드럽다. 가격은 1만 원(1kg) 수준으로 일반 천도복숭아(6600원)보다 비싸지만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7월 11일까지 신비복숭아는 이미 5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복숭아 매출 순위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

씨 없는 포도인 샤인머스캣도 인기다. 원래 일본 품종이지만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지금은 국내에서도 샤인머스캣이 생산되고 있다. 일반 국산 씨 없는 포도보다 가격은 2배 이상 비싸지만 당도가 평균 3브릭스가량 높다.

프리미엄 과일의 인기는 해외여행 경험이 늘면서 고당도 과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동시에 최근 퍼지고 있는 ‘가심비’ 문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17년 10월 발표한 ‘과일 소비 트렌드 변화와 과일산업 대응방안’에 따르면 소득이 증가할수록 과일 소비의 다양성이 높아지고, 소비자들은 과일을 고를 때 ‘당도’를 특히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해외여행 경험이 늘면서 외국에서 맛본 고당도의 과일을 선호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앞으로도 프리미엄 과일 제품군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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