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강남·서초에 즐비…불매운동에 ‘급브레이크’

뉴스1

입력 2019-07-13 08:55 수정 2019-07-1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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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이다. 한국에서 잘 나가던 일본차 얘기다.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으로 우리나라에서 일본산 불매운동이 불거지자 닛산은 주력 모델인 신형 알티마의 미디어 시승회까지 취소했다.

품질 및 가성비에서 국산에 비해 우위를 점한 일본차 판매가 불매운동 영향을 받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다만 이번 갈등이 전방위적인 무역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알아서 몸을 사렸다. 그만큼 예후가 좋지 않다는 의미다.

일본계 브랜드 1위인 토요타(렉서스 포함)는 “별 영향없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구매력이 충분한 고객들이 다른 브랜드로 옮겨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토요타와 렉서스 주력 판매지역이 BMW 및 벤츠와 겹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여유가 받쳐주는 고객 이탈이 발생할 수도 있다.

1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내수에 팔린 수입차 10만9314대 중 일본 브랜드는 2만3482대에 달한다. 판매 수입차 5대 중 1대가 일본차인 셈이다.

일본차중에선 한국토요타만 렉서스를 더해 1만4691대를 팔았다. 판매 일본차의 60% 이상이 토요타와 렉서스 제품이다.

가장 많이 판매된 브랜드는 렉서스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4% 증가한 8372대다.

이같은 판매확대는 디젤차 선호도가 떨어지며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가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누린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 상반기 수입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차는 전년 대비 49.0% 줄어든 3만2981대 판매에 그친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1만6561대로 전년 대비 36.1% 늘었다.

렉서스의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모델 ES300h는 4915대가 팔리며 판매량의 절반가량을 책임졌다. 하이브리드 부문에서 일본차가 전통적으로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이 판매량 확대를 이끌었다.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던 일본차의 수요이탈이 우려되는 이유는 토요타와 렉서스 구매층이 독일계 1·2위인 기업인 벤츠, BMW와 겹치고 있어서다.

지난해 기준 토요타와 렉서스 서울 판매량 중 강남 4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5%, 44%에 달한다. 같은 일본계인 닛산 30%, 혼다 32%를 꽤 웃도는 비중이다. 벤츠 46%, BMW 34%와는 비슷한 수준이다. 여력이 받쳐주는 권역에서 주로 벤츠와 BMW, 렉서스 및 토요타를 구매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유니클로를 비롯해 데상트·소니·도요타 등 일본 기업 불매운동 리스트가 올라왔다. 사진은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유니클로 명동점 앞에서 일본 경제보복 관련 1인 시위 중인 서울겨레하나 회원. © News1
구매력이 갖춰진 고객이라면 한일 경제전쟁에 따른 비우호적인 여론을 무시하고 굳이 일본계 브랜드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더욱이 독일계 자동차는 품질 및 브랜드 가치에서 전통적인 강자다. 토요타 및 렉서스보다 가격이 좀 더 비싸긴 하지만 주력 타깃인 수요층에게 큰 부담은 아니다. 여유가 있는 고객 중심으로 일본계 구매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BMW와 벤츠가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하며 토요타 및 렉서스 대체재가 충분히 마련됐다는 점도 이같은 분석의 근거 중 하나다.

BMW는 330e, X5 xDrive 40e, 740e, i8, i8 로드스터 등 5종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벤츠 역시 GLC 350 e 4MATIC, C 350 E 등 2종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수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중 중형 차급인 벤츠의 GLC 350 e 4MATIC 가격은 렉서스 주력 모델인 ES300h와 비교해 1000만원가량 비싸다. 플러그인 여부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들 수입차를 구매하는 고객층에겐 부담스러운 수준까진 아니다. 대체재 역할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별 구매현황을 보면 렉서스, 토요타, BMW, 벤츠가 겹치는 모습인데 이는 주력 수요층이 비슷한 범주에 놓였다는 의미”라며 “추가 비용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고객들 입장에서는 굳이 일본계를 고집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일부 이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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