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상 수상 스트리클런드 “한국, 과학기술 분야에 집중·발전 훌륭한 사례”

동아일보

입력 2019-07-12 17:06 수정 2019-07-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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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업적이 아닌 연구계획서의 장점과 영향력만으로 심사를 해서 젊은 과학자들이 좀더 공정하게 연구비를 지원받는 사례가 늘어야 합니다.”

지난해 여성으로서는 55년 만에 세 번째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은 도나 스트리클런드 캐나다 워털루대 물리천문학부 교수(60)는 12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인터뷰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자신도 미국의 젊은 과학자 지원프로그램인 ‘슬론 연구 펠로우십’ 지원을 받은 덕분에 단순히 연구비뿐만 아니라 이 상에 따르는 명성을 얻게 돼 이후 지속적인 연구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스트리클런드 교수는 ‘초짜’ 연구자이던 대학원생 시절에 쓴 첫 번째 논문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미국 로체스터대 대학원생 시절이던 1985년에 레이저를 짧은 주기로 끊어 발사해 기존보다 1000배 강하면서 미세한 영역에 집중시킬 수 있는 초강력 레이저를 개발했다. 이 연구로 그는 지도교수 제라르 무루 프랑스 에콜폴리테크니크 교수(당시 로체스터대 교수)와 2018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이 기술은 라식 등 의료 시술과 휴대전화의 부품소재를 가공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스트리클런드 교수는 수상 당시 충분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정교수가 아닌 부교수 신분이어서 성 차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는 “이미 정년을 보장받은 상황에서 승진신청을 안 했기 때문으로 개인적인 차별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노벨상을 받은 논문의 아이디어를 낸 것은 함께 받은 무루 교수인데 여성이란 이유로 제자인 제게 초점이 맞춰진 게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제 경우만 말한 것이고 다른 여성에게도 차별이 없는 건 아니다. 북미에서 여성의 참여가 많은 의학에서도 차별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휴대전화와 LG전자의 가전을 쓴다는 그는 “한국은 과학기술 분야에 집중해서 발전을 이뤄낸 아주 훌륭한 사례”라고 말했다. 아직 한국인 중에 노벨 과학상을 받은 연구자가 없는 현실에 대해 “과학은 세상을 이해하는 것으로 노벨상은 (이 과정에서) 운이 따라줘야 한다. 연구자들이 노벨상을 목표로 커리어를 이어가는 건 실망하기 쉽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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