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힘든데”…최저임금 인상에 편의점·프랜차이즈 ‘한숨’

뉴스1

입력 2019-07-12 11:12 수정 2019-07-1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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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 시내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직원이 근무를 하고 있다. © News1
“또 올랐네요, 안 그래도 힘든데… 답답한 심정입니다.”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소상공인과 편의점·프랜차이즈 업계가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인상 폭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지난 2년간 30% 가까이 오른데다 경기마저 신통치 않아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40원(2.9%) 오른 8590원으로 결정했다. 2009년 정한 2010년 최저임금 인상률(2.8%)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인상률(10.9%)과 비교하면 8%포인트(p) 낮다.

그러나 편의점업계와 소상공인들이 체감하는 온도는 전혀 딴판이다. 2017년(16.4%)과 지난해(10.9%) 최저임금을 급격히 끌어올리면서 기존 인건비 부담이 임계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인상 폭이 낮다고는 하지만 최저임금의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동결’이나 ‘삭감’이 아니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신상우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장은 “실물경제나 대외적으로나 매출, 고용 여건을 봐서도 최저임금은 삭감돼야 했다”며 “주휴수당까지 고려하면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편의점들은 매출이 지속해서 줄고, 수익이 쪼그라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직원을 해고하고, 영업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성인제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부회장도 “최근 임금이 가파르게 수직 상승하면서 편의점업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선 상황”이라며 “바람만 살짝 불어도 쓰러질 판국인데 또다시 2.9%가 오르는 것은 영세 소상공인에게 ‘사약’을 내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News1
편의점 업계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오른 터라 소폭의 상승이라도 실질적인 부담은 더 크게 느껴진다”며 “인상은 아쉬움이 남는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점주들의 어려운 상황이 반영이 안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아예 대규모 집회와 정치 활동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업종별·규모별 차등적용’이 반영되지 않은 것은 반쪽짜리 최저임금이라고 주장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분위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속해서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에 폐업을 고민하는 점포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이미 대다수 프랜차이즈의 경영상황이 임계점에 도달해 있다”며 “3%에 가까운 인건비 부담 증가 충격은 만만찮을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다른 프랜차이즈 관계자 역시 “어찌 됐든 점주에게는 부담이 더 커지는 것”이라며 “매출이 정체된 상황에서 임대료와 인건비 등의 부담이 커지면 문을 닫는 점주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결정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했던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이다.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하려면 남은 2년간 약 8%의 인상률을 유지해야 하지만, 속도조절론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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