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스타트업의 이해득실을 모기업보다 우선시하라

강신형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 김성모 기자

입력 2019-07-10 03:00 수정 2019-07-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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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기업 벤처캐피털의 특징… 벤처기업 핵심기술 보호-육성
초기 스타트업 투자비중 높이고… 주력사업과의 보완성 내부에 홍보
‘가치있는 투자자’ 평판 구축해야



최근 기업들은 조직 밖의 새로운 아이디어나 지식을 조직 내부로 가져오는 방식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이 스타트업 생태계와 교류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체적인 기업 벤처캐피털(CVC·Corporate Venture Capital) 설립을 확산하는 추세다. 그런데 이 같은 스타트업 투자로 기업의 혁신 성과를 높이려면 성장 잠재력이 큰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교류와 협력을 통해 스타트업의 기술, 시장 지식을 조직 내부로 가져와 자사의 주력 사업과 연결하고 통합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한 해외 연구진은 미국 내 기업 벤처캐피털 17곳의 사례를 분석해 효과적인 기업 벤처캐피털 운영 방식을 연구했다. 그 결과, 성공적인 기업 벤처캐피털은 몇 가지 특징이 있었다.

첫째, 성공적인 기업 벤처캐피털은 모기업보다 스타트업의 이해득실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모기업의 주력 사업을 위해 자신이 투자한 스타트업을 희생시키기보다는 이들의 핵심 기술 자산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데 전념했다. 이 같은 스타트업의 기술 보호와 적극적인 육성은 적합한 스타트업 발굴에 큰 도움이 됐다.

둘째, 성공적인 기업 벤처캐피털은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 비중이 높았다. 기업 벤처캐피털은 일반적으로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 기술이나 사업모델이 구체화된 후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를 선호하는 편이다.

성공적인 기업 벤처캐피털은 잠재력은 있지만 기술 불확실성이 높은 분야의 스타트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했다. 이는 스타트업 투자의 심의 과정에서 현재의 기술 완성도나 전략적 가치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게 한다. 또 단발성 투자에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의 발전 상황을 모니터링 해 여러 번의 후속 투자로 연결시킨다.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기업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 투자의 필요성과 주력 사업과의 상호 보완성을 내부 구성원에게 적극 홍보했다. 스타트업 투자가 기존 사업에 위협적이지 않다는 것을 특히 강조했다.

정리하자면, 기업 벤처캐피털이 좋은 투자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의 성장과 육성에 전념해 가치 있는 투자자라는 평판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전략적으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기존 벤처캐피털이 간과한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동시에 조직 내부로부터 자원을 할당받고 기존 사업의 자산을 이용하기 위해 기존 사업 조직으로부터 필요성과 정당성도 인정받아야 한다.

이 같은 정당성이 기반이 되면 모기업-스타트업 간 전략적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스타트업과 투자 기업을 서로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를 통해 자신이 투자한 스타트업을 조직 내부에 알릴 수도 있고 필요한 내부 지원을 얻기 쉽기 때문이다.

강신형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sh.kang@cnu.ac.kr

정리=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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