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 없는 금연보조제 효과적”

홍은심 기자

입력 2019-07-10 03:00 수정 2019-07-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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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틴프리 금연보조제

청소년의 흡연율 증가, 낮아지는 흡연연령, 여성 흡연인구 증가 등으로 보건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15년 담뱃값 인상 이후 정부는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 금연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초기에만 반짝 효과가 있었을 뿐 실제 흡연율은 그대로다. 올해 초 감사원은 보건복지부 감사에서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금연정책 수정을 권고했다.

최근 미국산 전자담배 ‘쥴(Juul)’이 시판을 시작했다. 국내 KT&G의 ‘릴(Lil)’에 이어 니코틴이 함유된 액상 형태의 유사한 전자담배 제품들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금연정책의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선 금연지원센터에서 니코틴프리 금연보조제를 쓰지 않고 병·의원의 전문의약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니코틴이 없는 흡입기의 활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럽호흡기학회지에 게재된 ‘금연프로그램에서 니코틴프리흡입기에 대한 효과’ 논문은 이 같은 근거를 뒷받침한다. 금연프로그램에서 니코틴패치나 부프로피온 금연보조제를 사용해 금연하는 사람 중에 담배를 태우는 행동이 중요했던 사람은 니코틴이 없는 금연보조제가 초기의 금단증상을 완화하는 수단으로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청소년, 임산부 건강에 관심을 가진 임산부약물정보센터, 생식발생독성연구회, 한국모자보건학회 등의 전문가들도 ‘니코틴프리 금연보조제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부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정열 국립중앙의료원 산부인과 교수(한국모자보건학회장·한국마더세이프전문상담센터장)는 “관련 연구와 논문 등이 파이프 형태 금연보조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금연정책은 이를 역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유럽호흡기학회 논문을 보면 현재 금연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부프로피온, 니코틴 패치 등의 약물과 니코틴프리 금연보조제를 함께 사용했을 때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4주부터 금연 효과에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24주에는 금연 효과가 3배 이상 높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금연은 6개월 성공을 ‘성공’으로 평가한다. 최근 국내 연구진의 금연보조제 안전성 연구에 관한 논문이 세계 학술지에 발표되면서 이 같은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단법인 임산부약물정보센터의 곽호석 수석연구원은 SCI급 과학저널 APPLIED SCIENCE지에 ‘금연보조제로 사용되는 니코틴 없는 흡입기에서 발생되는 증기 화합물’에 관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은 흡입 노출에 대한 독성 가이드라인으로 니코틴이 없는 흡입기의 안전성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평가해 SCI급 논문에 발표한 것이다.

국내 임신 중 흡연 여성은 5∼10%나 된다는 통계가 있다. 흡연이 태아의 언청이 발생과 중추신경계 손상으로 지능 저하와 ADHD 같은 행동장애를 유발하는 기형유발물질임에도 담배의 중독성으로 금연하지 못하는 임산부에게 니코틴 없는 흡입기는 금연보조제로서 매우 유용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니코틴이 없는 흡입기는 흡연과 관련된 금단증상을 완화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줘 심리적 편안함을 줄 수 있다. 특히 흡연자가 담배를 조작하는 중요한 부분(담배를 입으로 가져가는 행동 등)에 있어 금연 중재에 유용할 수 있다.

금연전문가들은 국제적 연구 결과가 니코틴이 없는 흡입기는 흡연자가 흡연 습관을 자제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면서 수년째 효과 논쟁이 있는 금연정책 개선에 니코틴프리 금연보조제의 활용은 반드시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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