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사 변경 후유증?… 지산-펜타포트 흥행 ‘빨간불’

임희윤 기자

입력 2019-07-08 03:00 수정 2019-07-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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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록 페스티벌 시장 혼란
출연진 제때 섭외 못하고 예매 저조… 대어급 고전에 소형 축제 이삭줍기
해외 거물 대신 영입 기업협찬 유치… 공연계 “24~28일 곳곳 분산 공연”


지난해 8월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공연 모습. 여름 음악 축제 시장이 올해 혼전 양상을 보인다. 동아일보DB
여름 록 페스티벌 시장이 혼전으로 치닫고 있다.

7일 공연업계에 따르면 여름 대규모 야외 음악축제의 양대 산맥인 지산과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출연진 섭외와 티켓 예매가 저조해 고전하고 있다.

26∼28일 경기 이천시 지산포레스트 리조트에서 열리는 ‘지산락페스티벌’은 호주 록밴드 ‘킹 기저드 앤드 더 리저드 위저드’를 빼면 현재 국내 음악가들로만 출연진을 구성했다. 15일경 몇 팀을 더 발표할 예정이지만 개막이 얼마 안 남아 ‘빅 네임’이 추가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음 달 9∼11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리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도 위기다. 위저, 더 프레이, 코넬리우스 같은 해외 라인업의 무게가 예년만 못하다.

혼란의 발단은 주관 업체 변경이다. 오랜 적자 운영 끝에 2017년 CJ ENM이 손을 뗀 ‘지산’은 올해 중소 공연기획사 디투글로벌컴퍼니가 새로 맡았다. 수년간 펜타포트의 터줏대감이던 중견 기획사 ‘예스컴’의 자리에는 올해 경기일보가 새 사업자로 들어왔다.

섭외 난항은 이 때문이다. 전 세계 페스티벌의 출연진 섭외는 보통 1년 전부터 시작한다. 올해 새로 맡은 주관사는 고전할 수밖에 없다.

올해 20회를 맞아 유료로 전환한 ‘부산국제록페스티벌’(27, 28일)도 해외 에이전시 사칭 업체에 속아 일부 출연진을 취소하는 사태까지 맞았다. 고육책으로 첫날 간판 출연진으로 국내 가요 그룹 god를 내세웠다.

국내 페스티벌은 일본 시장 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다. 스케줄과 금전적인 요인 등으로 해마다 여름 국내 페스티벌의 해외 출연진 섭외는 일본의 대형 축제 라인업과 이어지기 마련이다. 7월 서머소닉, 8월 후지 록 페스티벌로 일본을 찾는 음악가의 다음 일정으로 한국행 러브콜을 보내는 방식이다.

올해는 국내 대어들의 고전이 낙수효과를 낳았다. 지산, 펜타포트가 섭외하지 못한 거물들을 하나둘 ‘이삭줍기’한 뒤 기업 투자를 유치한 축제가 적지 않다.

다음 달 15일 ‘유어썸머’ 페스티벌은 제드, 처치스, 프렙 등 괜찮은 해외 라인업을 내걸었다. 이달 28일에는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이 ‘서울 세션즈’를 연다. 후지 록에 참가하는 제이슨 므라즈(24, 26일), 톰 요크(28일)는 끝내 페스티벌 자리를 못 찾고 단독 내한공연으로 방향을 틀었다. 올해 3회인 ‘홀리데이랜드’ 페스티벌(27, 28일)도 후지 록에 출연하는 제임스 블레이크, 빈스 스테이플스 등 거물을 일찌감치 섭외했다.

결국 업계의 막후 혼전으로 24∼28일 페스티벌과 대형 단독 공연이 국내 여러 곳에서 분산돼 열린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출연진보다 독특한 콘셉트와 즐길거리를 갖춘 축제가 앞으로는 독자적 팬덤을 형성해 롱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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