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맥박체크도 척척… 미래차 시트는 달리는 첨단기기

화성=지민구 기자

입력 2019-07-08 03:00 수정 2019-07-08 09:39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현대트랜시스 화성연구소 가보니

현대트랜시스는 앞좌석이 180도 회전하는 자율주행자동차 전용 1세대 시트(사진 속)에 이어 최근에는 최대 240도 회전하는 2세대 시트를 시범 제작했다. 현대트랜시스는 자율주행차 전용 시트를 2022년경 양산 모델에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트랜시스 제공
“미래자동차 시대가 오면 자동차는 인간에게 ‘쉬는 공간’이 됩니다. 차량 시트의 존재 이유는 운전이 아니라 휴식으로 바뀌기 때문에 디자인부터 기능까지 모든 게 변해야 해요.”

4일 미래차에 적용될 다양한 콘셉트 시트(사전 제작 좌석)를 모아둔 현대트랜시스의 경기 화성시 동탄시트연구소. 이날 이곳에서 만난 홍성경 현대트랜시스 시트디자인팀장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2세대 자율주행 시트의 운전석 및 조수석을 뒷좌석과 정면으로 마주 볼 수 있도록 조작하며 말했다. 그는 이어 “운전자가 꼭 앞을 주시하지 않아도 되는 완전 자율주행 시대에는 앞뒤 탑승객이 마주 보는 게 자연스러운 풍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트랜시스와 현대자동차그룹 제네시스가 최근 협업을 통해 시범 제작을 마친 2세대 자율주행 시트는 앞좌석 2개가 최대 240도까지 회전할 수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장기적으로 각 좌석이 탑승자에 따라 360도 회전이 가능한 자율주행 시트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뒷좌석은 사람이 가장 편안함을 느낀다는 무중력 상태의 ‘제로지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홍 팀장은 “차량 탑승자가 비행기 퍼스트클래스(1등석)를 탔을 때의 편안한 느낌을 최대한 얻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현대트랜시스는 더 나아가 각각의 시트를 하나의 전자기기 형태로 구현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좌석마다 센서를 달아 탑승자의 체온, 혈압, 맥박 등 건강 상태를 확인해주면서 척추 상태에 따라 가장 편안한 각도와 높낮이를 알아서 맞춰주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인호 현대트랜시스 시트기능설계팀장은 “기존 차량은 운전석에서 개별 시트의 온도 등을 바꿔줘야 하지만 앞으론 탑승자가 자신의 좌석에서 ‘원 버튼’만으로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트랜시스가 시범 제작한 미래차 전용 시트가 양산 차량에 들어가는 것은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니다. 현대차그룹은 수 년 뒤 출시될 가능성이 있는 제네시스 전기차 등에 현대트랜시스의 최첨단 자율주행 시트 기술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도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고 좌석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트의 양산을 2022년께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올 1월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이 합병하면서 연 매출액 7조 원 규모의 대형 부품 계열사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시트 430만 대와 변속기 632만 대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특히 올 5월에는 2022년까지 연 매출액 12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존에는 현대·기아차 외 업체와의 거래 비중이 10% 미만에 불과했지만, 중국과 북미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거래 비중을 22% 수준으로 늘리면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2027년까지 시트를 공급하는 1조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미국에 본사를 둔 중국계 전기차 업체 루시드모터스의 수주도 따냈다. 또 시트 센서 개발이나 빅데이터 수집·가공을 위해 국내 스타트업과도 기술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한주 현대트랜시스 기획실장(상무)은 “현대차그룹의 부품 계열사가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거래처를 넓혀야 한다는 공감대가 자리 잡은 상황이어서 다양한 업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면서 “기술 측면에서도 신속한 대응을 위해 국내외 스타트업과 실질적인 제휴와 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