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살 사람 어디 없소”…상반기 판매 부진, 일본차만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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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7-07 07:50 수정 2019-07-07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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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시장이 얼어붙었다. 올 상반기(1~6월) 기준 국내 승용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 가까이 줄었다.

국내 5개 완성차 브랜드 중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지엠(GM)은 4만대도 팔지 못했다. 특히 한국지엠은 수입차 판매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에도 밀렸다. 기아자동차도 주력 모델 노후화로 고전했다. 쌍용자동차의 경우에도 상반기 판매는 준수했으나 최근 판매 감소세가 확연하다.

그럼에도 국산차 판매량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전체 23개 수입차 브랜드 판매량은 20% 이상 급감했다. 무엇보다 독일차 판매량이 3만대 이상 감소했는데 이는 환경규제 인증 지연에 따른 물량 부족 여파가 컸다는 분석이다. 반면 일본차는 친환경차 인기를 등에 업고 10% 이상 판매량을 늘렸다.

7일 국내 완성차 브랜드 5곳과 수입차 브랜드 23곳의 지난달 판매실적을 종합한 결과 상반기 내수 시장에서 판매된 승용차는 73만5646대였다. 전년 동기(77만2028대)보다 4.71% 감소한 수치다.

현대·기아차, 쌍용차,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 국산차의 이 기간 판매량은 62만6332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5587대(-0.88%)가 줄었다.

수입차 판매량은 3만795대가 줄어든 10만9314대에 머물렀다. 수입차 판매량이 21.98%나 빠지면서 전체 판매량 감소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수입차 브랜드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3.29%포인트(p) 감소한 14.86%를 기록했다. 국산차의 점유율은 수입차 감소 폭만큼 늘어난 85.14%였다.

국산차 중에서는 현대차가 내수 시장을 견인했다. 유일하게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세단 중에서는 쏘나타가 2달 연속 국내 베스트셀링카에 오르며 고속 질주했고, RV(레저용차량) 시장에서는 싼타페, 팰리세이드가 인기몰이를 했다.

쌍용차도 선전했다는 평이다. 올 초부터 이어진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량을 8.63% 늘렸다.

하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 상반기 판매량만 놓고 보면 훌륭한 성적표지만, 최근 들어 판매량이 줄면서 공장 셧다운(일시 가동중단)을 결정했다. 판매 부진으로 적정 재고 물량(4500대)을 넘는 재고가 쌓이자 내린 결정이다. 현재 재고량은 6000대 수준으로 전해졌다.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4월부터 판매가 줄었다. 6월 내수 판매도 전년 동월 대비 15.1% 감소했다. 렉스턴 스포츠 칸과 코란도 출시 효과를 누린 1~3월이 사실상 상반기 실적에 밑받침이 된 셈이다.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 따른 노사 갈등, 신차 부재 등으로 상반기 부진한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하반기 반등을 노린다. 르노삼성은 주력 모델인 QM6의 부분변경 모델과, ‘도넛탱크’ 기술을 탑재한 LPG 모델 등으로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다.

벤츠(3만3116대)에 내수 판매 5위 자리를 내준 한국지엠도 내달 쉐보레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공식 출시하는 등 실적 반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콜로라도는 픽업트럭의 격전지인 북미 시장에서 지난해에만 14만대 이상 판매된 모델이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일본차의 질주가 계속됐다. 또한 SUV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볼보와 지프, 포드, 랜드로버 등이 나란히 수입차 누적 판매 ‘톱10’에 이름을 올린 것도 특징이다.

일본차(렉서스·토요타·혼다·닛산·인피니티 포함)판매량은 전년 대비 10% 이상 늘었다. 상반기 총 2만3482대가 팔려 수입차 시장 점유율 21.5%를 기록했다. 수입차 5대 중 1대는 일본차라는 의미다.

무엇보다 렉서스와 혼다의 판매증대가 두드러졌다. ES300h, 어코드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가 인기를 끈 덕이다. 벤츠와 BMW의 전년 대비 판매량이 각각 19.36%, 48.03% 감소한 것과 달리 렉서스는 33.4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혼다 판매량도 94.39% 급증했다.다만, 토요타, 닛산, 인피니티의 판매량은 감소했다.

독일차 판매량은 34.2% 감소한 5만7957대였다. 배출가스 인증 지연 등에 따른 재고 물량 부족으로 힘을 쓰지 못하면서 일본차가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디젤게이트 이전 벤츠, BMW와 ‘빅4’를 형성했던 폭스바겐(-33.70%)과 아우디(-48.91%)도 공급 부족을 겪으며 판매량이 급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 내수 시장에서 국산차와 수입차의 행보가 엇갈렸지만,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쌍용차, 르노삼성, 한국지엠도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또한 일본의 경제 제재로 인한 갈등이 커질 경우 일본차 판매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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