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이해진·김택진 ‘합작품’ 나오나…‘제2 손정의’ 꿈꾼 김정주는 제외?
뉴스1
입력 2019-07-04 18:11 수정 2019-07-04 18:11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운데)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난다. © 뉴스1
한국에 온 ‘투자의 귀재’ 손정의 회장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의 만찬회동에서 어떤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할지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저녁식사를 함께 한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재계를 이끄는 젊은 총수들이 함께 할 예정이다.
이날 비공개 회동은 손정의 회장측에서 참석자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국내 재계 3세 총수들과 벤처 1세대 기업인들이 함께 모여 글로벌 IT 투자시장을 주무르는 ‘큰 손’인 손 회장과 만나는 이례적인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갈지 주목하고 있다.
이 GIO와 김 대표는 삼성·현대차·LG 등 다른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IT 기업을 이끌고 있지만, 재계 3세 경영자들과 달리 직접 국내 인터넷 및 게임시장에서 굴지의 기업을 키운 자수성가형 창업자들이란 점에서 손 회장과 공감대를 갖고 향후 사업에 대해 실질적인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정의 회장 역시 재일교포 3세로 일본에서 굴지의 기업을 일군 대표적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특히 네이버는 손 회장이 비전펀드로 투자에 주력하고 있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접점이 많아 협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네이버는 이 같은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전담조직인 ‘네이버랩스’를 두고 있다.
또 네이버는 앞서 소프트뱅크 그룹의 벤처캐피탈(VC)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펀드투자에 꾸준히 참여해왔고 이 GIO가 현재 유럽 스타트업 투자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손 회장과 글로벌 투자에 대한 의견을 나눌 가능성이 크다.
이 GIO는 현재 일본에서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와 야후재팬이 만든 간편결제 ‘페이페이’에 ‘라인페이’로 맞붙고 있다. 또 지난해 3월 라인의 알뜰폰 계열사인 라인모바일 경영권을 소프트뱅크에 넘긴 바 있어 새로운 협력 모델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택진 대표는 손 회장과 지난 2001년 엔씨소프트 일본법인 ‘엔씨재팬’을 공동으로 지분투자해 합작법인으로 설립한 인연이 있다. 현재 엔씨재팬은 ‘리니지M’ 등으로 일본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손 회장은 2016년 세계적인 인기 게임인 ‘클래시 오브 클랜’과 ‘클래시 로얄’의 개발사인 슈퍼셀 주식을 중국 텐센트에 매각하는 등 게임 관련 지분을 잇따라 정리한 바 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손 회장이 거듭 강조하고 있는 AI 기술을 게임에 접목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 향후 새로운 협업이나 투자 방안이 나올 가능성도 존재한다.
게임 업계는 최근 게임사 대표들의 대통령 순방 참여에 이어 김택진 대표가 손 회장과의 회동에도 참석한 것을 보고 높아진 게임산업의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 다만 국내 최대 게임회사인 넥슨의 창업자 김정주 NCX 대표가 매번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의문점이다.
업계에선 올 초 김 대표가 넥슨을 매각하고 손 회장과 같은 글로벌 투자자로 변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만큼, 김 대표는 손 회장을 자신의 멘토로 삼고 동경해 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때문에 김정주 대표가 올초 넥슨을 매각하기로 결심한 데에는 앞서 손정의 회장이 게임회사 관련 지분을 정리한 것에 영향을 받았다는 시각도 있다.
‘제2 손정의’를 꿈꾸던 김 대표는 이미 손 회장과 자주 접촉하는 사이라 이번 회동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대표는 지난 2013년 ‘소프트뱅크벤처스 포럼’에 연사로 나서 “2000년대 초반에는 다섯 시간 기다려야 만날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1년에 두세 번씩 만나며 여러 가르침을 배우고 있다”며 손 회장과의 인연을 소개한 바 있다.
게임 및 인터넷 업계 창업자들이 대부분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지만 김 대표는 유독 대외 행보에 소극적인 점도 이번 ‘손정의 리스트’에 제외된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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