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까지 어떻게 기다려!” 한여름에 만나는 호두까기인형

양형모 기자

입력 2019-07-02 16:38 수정 2019-07-0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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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선보인 고전발레의 새로운 재해석
8월 24일, 2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서 공연


댄스시어터샤하르(DTS발레단)의 가족 판타지 창작발레 ‘한여름 밤의 호두까기인형(The Nutcracker in Midsummer Night)’이 8월 24일과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서 막을 올린다.

매년 크리스마스 때나 되어야 만날 수 있던 ‘호두까기인형’을 안무가 지우영이 새롭게 각색해 ‘한여름 밤의 호두까기인형’이라는 가족 판타지 발레로 재탄생시켰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은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원작의 주인공 클라라가 현대로 넘어와 가정을 이루었다는 설정으로 아름다운 판타지가 펼쳐진다.

지우영은 신선한 아이디어로 고전발레를 재해석하는 안무가로 평가받고 있다. 순수무용 외에도 음악과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예술분야에서 주역배우로도 활동했다. 음악극 ‘104마을의 1004 이야기’의 장편 대본을 직접 써 무대에 올리는 등 다재다능한 멀티안무가이자 공연연출가이다.

지우영 안무가.

독일 하노버국립대에서 무용실기를 익힌 지우영은 2003년 한국발레협회 신인안무가상을 수상한 작품 ‘줄리엣과 줄리엣’ 이후 창단공연 ‘어머니’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20여 편이 넘는 작품을 선보였다. ‘사운드 오브 뮤직(2011)’,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2007)’를 최초로 발레 전막으로 안무해 큰 호응을 얻었으며,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전막 무용으로 창작해 발표하기도 했다. 코믹음악발레 ‘이상한 챔버오케스트라’는 60회 이상의 초청공연으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원전을 현대로 옮겨온 ‘한여름 밤의 호두까기인형’의 줄거리는 이렇다. 클라라는 생물학박사인 남편 플리츠 박사, 딸 마리와 함께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중 어느 날 남편 프리츠 박사의 실험실에서 잘못된 유전자실험으로 인간도 쥐도 아닌 돌연변이가 된 실험쥐 마우스킹에게 가족을 빼앗긴다.

마우스킹은 그동안 먹고 싶은 것도 못 먹으며 고통받은 것에 대한 보복으로 플리츠 박사의 눈을 멀게 하고 딸 마리를 납치한다. 혼자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클라라는 울며 기도하던 중 알 수 없는 신비한 힘에 의해 마음속의 호두까기 인형으로 변해 비 오는 숲 속에서 호두파이여왕을 만나 빛의 검을 선물 받는다.

클라라는 밀가루, 바닐라, 흑설탕, 버터요정의 안내로 호두파이 나라를 습격한 돌연변이 쥐들과 싸워 남편과 딸을 되찾아 온다. 프리츠 박사에 의해 빛의 검으로 꼬리가 잘린 마우스킹은 실험실 냉장고 속에서 서서히 굳어져 간다.


클라라와 호두까기 인형 역에는 미국 LA발레단에서 활약한 스테파니 김이 출연한다. 걸그룹 ‘천상지희’의 멤버이기도 한 스테파니 김은 무용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벌여 왔다. 한국을 빛낸 해외무용스타 공연에 LA발레단 대표로 내한해 공연하기도 했다(2011). 2016년 ‘한여름 밤의 호두까기인형’ 주역으로 발탁돼 1인 2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2018년에는 한국 록의 전설 신중현의 히트곡들로 넘버를 구성한 뮤지컬 ‘미인’의 여주인공으로 출연해 성공적인 뮤지컬 데뷔를 마쳤다.

프리츠 박사 역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중 국내외 콩쿠르를 휩쓸었으며 졸업 전 국립발레단에 입단해 주역 및 솔리스트로 활약한 한국 발레 스타 윤전일이 맡는다. 루마니아 국립오페라발레단에서 수석무용수로 활약했으며 엠넷의 방송 프로그램 ‘댄싱9’에도 출연해 대중에게 익숙한 아티스트이다.

마우스킹 역에는 한양대에서 무용을 전공하고 각종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댄싱9’에서 올스타전 우승을 이끌어냈던 한선천이 출연한다.

호두파이 여왕 역에는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순정 교수(성신여대 무용예술학과)가 특별출연한다.

‘한여름 밤의 호두까기인형’은 2014년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초연됐으며, 2015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2016년 LG 아트센터에서 공연됐다. 이번 공연의 수익금 전액은 경계선지능 청소년들과 어려운 청년 무용예술가들을 위해 사용된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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