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술자리서도 잘 달린다… 맥주시장 ‘테라’ 돌풍

황성호 기자

입력 2019-07-02 03:00 수정 2019-07-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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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 말 출시된 테라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약 300만 상자가 팔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테라가 맥주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 잡으며 테라를 출시한 하이트진로는 올 맥주 시장 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하이트진로 제공
술자리에서 ‘테슬라’가 인기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아니라 하이트진로가 올 3월 출시한 맥주 ‘테라’와 이 회사의 소주 ‘참이슬’을 섞은 폭탄주를 말한다.

1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테라는 지난달 말 기준 누적 300만 상자(약 9000만 병)가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에만 100만 상자가 팔렸다. 테라는 출시된 지 40일 만에 100만 상자가 팔렸는데, 이는 국내 맥주 신제품 중 가장 빠른 속도다. 출시된 뒤 시간이 지날수록 판매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하이트진로의 주력 상품이었던 ‘하이트’는 100만 상자를 판매하는 데 약 두 달이 걸렸다.

하이트진로 측은 테라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출시한 지 보름 만에 생산량을 2배로 늘렸다. 5월 중순에 생산량이 주문량을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하이트진로는 전국 주류 도매상들에게 테라의 공급 지연을 사과하고, 빠른 시일 안에 생산을 정상화하겠다는 안내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상품 개발자들이 세계를 돌며 깨끗한 원료를 찾은 보람이 있다”면서 “발효 공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탄산만을 사용해 라거 특유의 청량감을 살린 게 소비자에게 먹혀들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1996년 주력 상품인 하이트를 무기로 맥주 시장 1위를 달성한 뒤 2012년 오비맥주에 자리를 내줬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매출은 2015년 8000억 원대에서 지난해 7000억 원대로 주저앉았다. 하이트진로 측은 현재 맥주 시장에서 약 3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테라가 인기를 끌면서 점유율이 40%대로 오르길 기대하고 있다.


경쟁사인 오비맥주도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대표 상품 ‘카스’의 신선함을 알리기 위해 전국 대형마트에 제품 제조일자를 보여주는 디지털 전자시계가 달린 매대를 보급할 예정이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하이트진로는 올해 말부터 맥주 시장 점유율 30% 중반대를 회복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주류업계에선 하이트진로 등 국산 맥주를 만드는 기업의 매출이 내년엔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초 당정협의를 통해 국산 맥주의 세금을 종가(출고가 기준 과세)에서 종량세(알코올 도수에 따른 과세)로 개편했기 때문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500mL짜리 국산 맥주도 이르면 내년에 수입 맥주처럼 4캔에 1만 원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2013년 ‘퀸즈에일’을 선보인 지 6년 만에 출시한 테라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대학가와 도심 등 주요 상권이 무대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상무는 “소비자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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