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표고버섯처럼 내 삶도 쑥쑥… 대기업 수준 월수익 따박따박”

괴산=황성호 기자

입력 2019-07-02 03:00 수정 2019-07-02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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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영그는 괴산 ‘청년 창농캠프’

지난달 29, 30일 충북 괴산군에서 ‘청년 창농캠프’가 열렸다. 캠프에 참가한 ‘예비농부’들은 선배 귀농인들의 생생한 귀농 생활을 들으며 성공적인 귀농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표고버섯 재배법 즉석 강의를 듣거나(위쪽 사진) 직접 양배추를 수확해 보는 체험을 했다. 괴산=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와! 이게 뭐야?”

지난달 29일 충북 괴산군 감물면에 있는 ‘파머포유’ 농장에 들어서자 창농캠프 참가자들이 일제히 탄성을 질렀다. 이 농장의 주요 작물은 표고버섯.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탁자엔 톱밥과 겨가 담긴 플라스틱병에서 표고버섯이 빼곡하게 자라고 있었다. 나무에서 기르는 방식보다 향이 덜해 아이들도 좋아한다.

이 농장의 주인은 한승욱(36), 이지현 씨(32·여) 부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이들은 2년 전 괴산으로 내려왔다. 바쁜 직장 일 때문에 결혼 후 오히려 함께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 씨는 내려오기 1년 전부터 귀농해서 재배할 작물을 공부했다. 괴산에 내려온 직후 4개월 동안은 인근 농장에서 표고버섯 재배를 배웠다. 한 씨는 “하루를 온전히 내 계획대로 꾸릴 수 있다는 게 귀농생활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한 씨의 말 한 마디, 한 마디 놓치지 않으려는 듯 메모를 했다.

지난달 29, 30일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채널A가 주최한 ‘청년 창농캠프’가 괴산군에서 열렸다. 청년 창농캠프는 올해가 4번째다. 당장 귀농 계획을 세우고 있는 사람부터 주말농장을 꿈꾸는 직장인까지 31명의 참가자가 함께했다.

다양한 프로그램 중 이날 가장 인기를 끈 곳이 파머포유였다. 귀농생활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인 수익성에서 전망이 좋았기 때문이다. 파머포유는 대기업 회사원의 월급과 비슷한 규모의 월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현금유동성도 장점이었다. 보통 1년 단위로 수입이 들어오는 다른 작물과 달리 표고버섯은 대략 한 달 단위로 수익이 결산됐다. 이 씨는 “매달 지출금을 막아야 했는데, 한 달 단위로 돈이 들어오는 표고버섯이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했다.

귀농 초보자를 위한 체험의 시간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괴산군 감물면에 있는 ‘감물느티나무장터’에서 양배추를 따고, 콩 심기 체험을 했다. 감물느티나무장터는 2002년 귀농한 이우성 씨(52)가 운영하는 체험형 유기농장이다.

청년 창농캠프가 괴산군을 주목한 것은 이 지역에 최근 젊은 귀농인구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차로 2시간 정도 거리인 데다 지자체의 노력도 맞물린 결과다. 실제로 괴산군은 최근 3년간 해마다 약 1700명이 귀농해 정착했다. 군청에선 귀농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농업창업자금을 빌려주고, 주택 구입도 일부 지원한다. 귀농지원센터를 운영하기도 한다. 지난해 10월엔 아예 귀농귀촌팀을 신설했다.

이번 캠프는 첫째 날 괴산군의 다양한 농가를 방문한 데 이어 저녁 시간엔 ‘행복한 시골살이 특강’, ‘선진농가 선배들과 즉문즉답’ 등을 통해 참가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했다. 이튿날엔 이 지역 영농법인 ‘흙살림’에서 친환경 농업 트렌드를 파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청년 창농캠프의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농업의 희망을 발견한 참가자들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경북 문경시에서 농업을 희망하는 고등학교 3학년 아들과 함께 온 박명선 씨(38·여)는 “나도 귀농을 한 지 5년 차이지만 수익 보장이 안 되면 참 답답한 게 농업”이라면서 “아들에게 다양한 농업 현장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주민경 씨(19·여)는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귀농을 꿈꾸고 있는데, 오늘 본 여러 가지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꼼꼼하게 계획을 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괴산=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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