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회화-고서… 다시 보는 ‘그때 그 컬렉션’의 감동

유원모 기자

입력 2019-07-01 03:00 수정 2019-07-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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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림박물관 개관 10주년 특별전
지난 전시중 13개 전시 유물 엄선… 국보 2-보물 7건 포함 95건 선봬


국보 제211호인 ‘백지묵서묘법연화경’. 고려 후기인 1377년 제작된 뒤 조선 세종 때인 1443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500여 년 만에 호림 윤장섭 선생(1922∼2016)의 노력으로 국내로 돌아온 문화재다. 호림박물관 제공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인근에는 빗살무늬 토기를 닮은 독특한 건물이 있다. 도자기 컬렉션으로 유명한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이다. 2009년 ‘도심 속 열린 문화 공간’을 지향하며 개관한 지 10주년을 맞은 이곳이 최근 특별전 ‘10년의 기록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연다. 그동안 신사분관에서 열린 크고 작은 특별전 36회 가운데 관람객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던 13개 전시에 등장했던 유물을 엄선해 선보인다.

간송미술관, 호암미술관과 함께 ‘한국 3대 사립박물관’으로 불리는 호림박물관. 지난달 28일 신사분관 내부로 들어가니 2층과 3층 전시장 입구에는 각각 높이만 40cm가 넘는 조선시대 백자대호와 고려시대 청자대호를 마주할 수 있었다. 유현진 학예연구실 팀장은 “높이가 48cm이고, 폭이 50cm가 넘는 청자대호는 국내에서 가장 큰 청자로 알려져 있다”며 “달 항아리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백자대호는 조선 백자의 도자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도자기 컬렉션으로 유명한 호림박물관에서 선보이는 고려와 조선의 대표적인 도자기 ‘청자상감모란운학문귀면장식대호’(왼쪽 사진)와 백자 달항아리. 호림박물관 제공
이번 전시는 도자는 물론 회화와 전적(典籍), 각종 공예품 등 호림박물관의 화려한 컬렉션을 즐길 수 있다. 대표적으로 초조대장경으로 불리는 ‘초조본 아비담비파사론 권11·17’(국보 268호)이 출품됐다. 이 유물은 2011년 초조대장경 간행 1000주년을 맞아 열린 특별전 ‘천년의 기다림, 초조대장경’에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국내 현존하는 초조대장경 목판본은 300여 권에 불과한데, 이 가운데 100여 점을 호림박물관이 수집해 ‘국내 최대 초조대장경 소장기관’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 밖에 국내에 10여 점만 전해지는 고려 불화 가운데 1점인 ‘수월관음도’(보물 1903호)와 고려시대 화려한 불경 제작 문화를 알려주는 ‘백지묵서묘법연화경’(국보 제211호) 등 국보 2건과 보물 7건을 포함한 유물 95건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유 팀장은 “최근 10년간 특히 사랑을 받은 전시는 고려청자, 백자호, 민화 특별전이었다”며 “앞으로는 문화재와 현대미술을 접목한 전시를 기획하고, 내년부터는 연중 민화전을 개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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