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터지는 5G, 그들만의 속도싸움

신동진 기자

입력 2019-06-28 03:00 수정 2019-06-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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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서울서 가장 빨라” 포문… SKT-KT “측정방식 못믿어” 발끈
소비자들 “콘텐츠 경쟁부터” 싸늘


5세대(5G) 이동통신 속도를 두고 이동통신 3사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의 5G 속도 최고 주장에 SK텔레콤과 KT가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포문은 LG유플러스가 열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일부 언론의 기사형 광고를 통해 자사의 5G 전송 속도가 다른 회사보다 빠르다고 홍보했다. 서울 내 186개 지점에서 속도측정 애플리케이션(벤치비)으로 속도를 비교한 결과 181곳에서 LG유플러스가 가장 앞섰다는 것. LG유플러스는 대리점에 ‘5G 속도측정 서울 1등’이라고 쓴 포스터를 배포했고 쇼핑몰 체험존에는 고객들이 3사의 5G 서비스를 비교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SK텔레콤과 KT는 26일 각각 설명회를 열어 LG유플러스 측 측정 결과의 신뢰성을 지적했다. 류정환 SK텔레콤 5GX인프라그룹장은 “LG유플러스가 1위라는 지역에서 측정해도 SK텔레콤이 빠른 곳도 많다”며 “5G 속도는 누가 어느 시간대에 테스트를 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인 KT 네트워크전략본부 상무는 “의도적으로 측정 결과를 조정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벤치비의 측정 방식으로는 10m 반경 안에서 같은 스마트폰으로 측정하더라도 속도가 최대 23배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곳만을 측정해 전체 품질로 포장하는 건 비약이라는 얘기다.

LG유플러스는 이에 대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속도품질 공개 검증을 제안한다”며 맞불을 놨다. .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현재 5G 속도가 애초 이통사들이 선전한 최대 20Gbps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품질 안정화가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팀장은 “롱텀에볼루션(LTE)과 5G의 속도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도 미비한 시점에 속도 경쟁은 코미디”라며 “속도보다 커버리지, 콘텐츠, 가격 등 소비자가 체감할 품질 경쟁에 고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속도에 대한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매년 내놓는 통신서비스 품질 평가 대상에 올해는 5G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과기부는 커버리지가 충분히 확보된 내년쯤에야 품질평가에 나설 방침이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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