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송’하지 마세요… SW전사로 취업문 열다

김지현 기자

입력 2019-06-28 03:00 수정 2019-06-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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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삼성 ‘청년 아카데미’ 6개월 성과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1기로 6개월 만에 삼성전자와 신세계아이엔씨 등에 최종 합격한 안상현, 최정화, 성민규 씨(왼쪽부터). 지난해 12월 교육을 시작한 이후 이달 27일까지 6개월 만에 1기 500명 중 112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교육생 모집은 홈페이지 참조.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국내 소프트웨어 인재 1만 명을 길러내겠다며 지난해 12월 시작한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가 첫 교육생 500명 중 삼성전자 23명을 포함해 112명을 국내 주요 기업에 취업시켰다.

SSAFY 관계자는 27일 “첫 6개월 과정을 마친 현재 교육생들의 합격 소식이 매일 업데이트되고 있다”며 “추가로 취업에 성공하는 교육생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SSAFY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발표한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방안’ 중 하나다. 취업을 못 한 전국 29세 이하 4년제 대학 졸업자 및 졸업예정자에게 최장 1년간 무료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켜주고 매달 100만 원씩 교육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부족한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키우는 동시에 청년 취업난 문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취지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학 커리큘럼과 실제 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 간에 괴리가 너무 크다 보니 해당 학과 전공생들이 입사해도 3개월 넘게 직무교육을 해야 했다”며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개발자를 양성해내는 데에 교육의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SSAFY를 본격적으로 출범시키기에 앞서 국내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과 만나 현장에서 필요한 인재상을 조사하기도 했다.

1기 취업자 가운데 문과 출신의 비전공생이 다수 포함된 점도 성과다. 삼성전자는 인문계를 포함한 비전공자 교육생 비율을 30%로 구성했다. 지난해 중앙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안상현 씨(27)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15개 기업에 원서를 냈지만 모두 불합격해 심한 좌절감에 시달리던 안 씨는 우연히 채용공고 사이트에 올라온 SSAFY 광고를 보고 지원했다. 안 씨는 “컴퓨터공학과 학생들이 저학년 때 배우는 알고리즘부터 웹 프로그래밍까지 속성으로 교육받았다”며 “개선하고 싶은 생활 속 서비스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직접 기획해 개발까지 해보는 실전 경험을 쌓은 것이 입사 면접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올해 상반기 신세계아이엔씨 개발 직무에 최종 합격한 안 씨는 “비록 순수한 기술 전공자는 아니지만 문과생이 소프트웨어 기획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년 전 영남대 정보통신공학과를 졸업한 성민규 씨는 만 29세의 적지 않은 나이로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에 합격했다. 성 씨는 취업 준비가 늦은 탓에 대학을 졸업하고도 2년간 취업에 번번이 실패했지만 SSAFY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인 ‘자바’ 등 기본기부터 다지며 취업에 성공했다. 매일 오후 6시 정규 수업이 끝난 뒤엔 야간 자율학습까지 자청한 덕에 삼성전자의 자체 직군 테스트에서 두 번째로 높은 ‘프로 단계’를 따내기도 했다. 이 단계는 삼성전자 현직 소프트웨어 개발자들도 따기 어려워한다. 성 씨는 “취업준비생으로 지내는 2년 동안 생활비를 버느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게 힘들었다”며 “SSAFY에서 매달 100만 원씩 지원해줘 공부에 다걸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광운대 정보제어공학과 출신인 최정화 씨(25·여)는 친구들 중 가장 먼저 취업에 성공했다. 최 씨는 “부모님 뜻대로 공기업 입사를 준비하다가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을 포기하지 못하고 SSAFY에서 관련 자격증을 차근차근 땄다”며 “지난해 삼성전자에 처음 지원할 때만 해도 코딩테스트를 한 문제도 풀지 못했는데 6개월 만에 최종 합격해 진짜 기분 좋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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