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5G·엔터’ 변화하는 사우디…제2 중동 특수 오나

뉴스1

입력 2019-06-27 08:23 수정 2019-06-2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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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양국 간 무역액 303억 달러, 8번째 규모
기존 석유화학 분야서 전자·ICT·수소 등 확대 기대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본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왕세자(33)의 26일 방한을 계기로 ‘제2 중동 특수’의 길이 열릴지 관심이 쏠린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청와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이사, 최병환 CJ CGV 사장 등 한국 주요 기업인들과 만나 경제협력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간 교역이 정유·화학에 집중돼 있는데 반해, 이날 행사에는 전자, 정보통신, 테마파크, 멀티플렉스 등 다양한 사업군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초대됐다.

빈 살만이 사우디 내 개혁 정책을 이끌고 있는 만큼 재계에서는 이번 방한을 계기로 다양한 사업군으로 양국 간 교역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사우디는 중국(2688억 달러), 미국(1316억 달러), 일본(852억 달러) 등에 이은 우리나라의 8위 교역 대상국(303억 달러)이다. 그러나 한국의 대사우디 수출(39억5200만 달러)보다 수입(263억3100만 달러)이 6배 이상 많을 정도로 무역수지 불균형이 심하다.

이는 양국 간 교역이 전통적으로 원유, 납사 등 석유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사우디로부터 수입한 물품 금액의 약 94%가 원유, 납사 등 광물성 원료였다.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도 한정적이어서 승용차, 선박, 타이어, 무기류, 합성수지, 접속기 및 차단기, 석유화학, 변압기 축전지, 전선 등으로 이들 10개 품목이 전체 수출의 약 60%를 차지한다.

대(對) 사우디 투자액도 90%가량이 건설(44억8000만 달러)에 쏠려 있다. 2위인 제조업 투자액은 3억2500만 달러로, 비중이 6.6%에 그친다.

빈 살만 왕세자의 이번 방한에서는 기존 정유·화학 외에도 ΔICT Δ전자정보 Δ자동차 Δ수소경제 Δ건강보험분야 Δ문화협력 Δ국가지식재산 전략프로그램 Δ금융 등 여러 방면에서 83억 달러 규모의 양해각서(MOU) 및 계약을 체결, 향후 교역분야 다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양국 간 정부 차원에서 협력키로 한 자동차 및 수소경제 협력을 통해 수소차 분야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글로벌 종합 에너지 화학 기업인 사우디 아람코의 아민 H. 나세르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수소에너지 및 탄소섬유 소재 개발 협력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있다. 양사는 수소 및 탄소섬유 소재 개발 협력을 통해 글로벌 수소경제 사회 조기 구현이라는 공동의 목표에 더 다가가고, 동시에 미래차 부품 기술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업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현대차는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사우디 아람코 아민 H. 나세르 대표이사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차와 사우디의 글로벌 종합 에너지 화학 기업인 아람코(Aramco) 양사 간 수소에너지 및 탄소섬유 소재 개발 협력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수소 사회의 수요와 공급 영역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는 사우디 아람코와 협력을 통해 수소 인프라 및 수소차 확대는 물론 미래 수소에너지 중심 사회도 함께 리딩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4일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을 찾아 직원들과 식사하며 중동 투자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이번 빈 살만의 만남에 앞서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사옥을 찾아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 설계·조달·시공(EPC) 계열 회사 경영진과 회동하며 중동지역 국가들과의 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향후 4차 산업혁명기에 신사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국가에서의 비즈니스 발굴을 위한 ‘세일즈 경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무역협회는 “사우디는 내년까지 여성의 노동시장참여율을 23%에서 28%로 확대하고 외국인 직접투자를 현 80억 달러에서 180억 달러로 확대하는 내용의 국가개혁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며 “비록 저유가로 인해 경제 상황이 좋지 않지만, 민간 참여 확대를 통한 투자 활성화 기조가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대 사우디 투자는 1970년대 중동 건설 프로젝트 발주 확대로 1980년대 중반까지 활기를 띠었으나, 1980년대 후반부터 급격히 감소했다. 2000년대 중반 고유가에 힘입은 사우디 경기 활성화로 2006년 이후부터 급격히 투자가 증가했지만, 현지화 정책 등으로 한국의 대 사우디 투자는 다시 급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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