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과 자라섬 교량 추진에…“헝가리 사태 못 면한다”

뉴스1

입력 2019-06-24 17:02 수정 2019-06-2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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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선박통행 안전문제, 자연훼손 우려” 반대

24일 정부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인 가평과 춘천 지역민들 © 뉴스1
가평과 춘천지역민들이 모형으로 제작한 경춘다리.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를 지난다. © 뉴스1

국토부가 남이섬과 자라섬 인근에 교량설치를 추진하자 경기 가평군과 강원 춘천시 주민들이 정부를 상대로 반대에 나섰다.

주민들은 24일 오전 11시께 세종시 정부청사 앞에서 ‘남이섬 선박항로 관통하는 제2경춘국도 교량건설 반대한다’, ‘교량설치 강행하면 헝가리 사태 못면한다’, ‘자연생태의 보고가 교량건설로 말살위기’, ‘수상레저 1번지에 교량설치 웬말이냐’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했다.

해당 교량은 ‘제2경춘국도’ 노선안 중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를 관통하게 되는데, 올해 3월 원주국토관리청이 국토부에 노선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북한강에 위치한 남이섬과 자라섬은 수도권 동부의 대표적 관광명소다. 교량이 설치될 경우 선박통행상의 안전 문제와 자연경관을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주민들은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 수역은 수상 혼잡도가 높은 지역으로, 교량이 설치될 경우 선박 통항에 위해요소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 수역은 현재 최대 총톤수 138톤(선박 길이 26.4m)의 여객선을 비롯한 도선 8척이 연중무휴 매일 가평 선착장과 남이섬 사이를 왕복 운항하고 있으며, 연평균 600여만명(1일 도선운항수 637회, 연 10만회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을 수송하고 있다. 폭 12m(예인선 폭 감안 시 전체 폭 20m), 길이 28.8m, 무게 76t 규모의 바지선까지 물자를 실어 나르고 있는 수역이라 혼잡도가 높다.

북한강 일대에서 영업 중인 수상레저 사업장 150곳에서 제트스키, 모터보트 등 동력장비 1000여대 이상이 남이섬 일대 수역을 누비고 있으며, 개인소유 수상레저장비의 숫자 또한 다수여서 도선과 유선 간, 유선과 유선 간 통항 간섭 심화로 충돌 등의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매우 높다. 실제 연평균 1~2회의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수역이기도 하다.

이 일대 도선업계에 따르면, 교각구조물로 인해 운항노선이 가로막히게 되면 교각기둥 주변의 퇴적층 형성은 물론 운항 수위 저하를 초래하고, 교각 기둥사이를 왕래하는 고속의 수상레저시설과 중대형 선박 간 교통 정체 및 충돌위험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2경춘국도는 경기 남양주 금남IC~춘천 당림리까지 32.9㎞를 잇는 사업으로 왕복 4차로 자동차 전용도로로 8613억원이 투입되며 착공은 오는 2022년이다. 정부는 이 구간에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를 지나는 교량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원주국토관리청은 “검토 중으로 교량 규모 등 자세한 사항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가평=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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