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들의 로망… 명가 이시돌 남도상차림

정상연 기자

입력 2019-06-25 03:00 수정 2019-06-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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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돌

이제는 남도의 향이 가득한 이시돌의 음식을 전국 가정에서 맛 볼 수 있다.
맛집을 찾기 위해 전국 각지를 헤매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경기 광주시 퇴촌면 정영로 877에 자리하고 있는 남도명가의 깊은 맛과 정성으로 상을 차리는 이시돌(대표 염대수)이 그곳이다. 이곳은 손님이 너무 많아지면 상차림이 흐트러질까 봐 식도락가들이 주변에 소문 내지 않고 숨겨놓고 찾아다닌다는 맛집이다.

올여름 역대급 무더위가 찾아올 것이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살얼음이 동동 떠있는 녹찻물에 짭조름하고 꾸들꾸들하게 쪄낸 보리굴비 한 점이면 폭염을 식혀줄 여름 별미로 그만이다.

보리굴비는 본고장인 영광 특품사업단에서 선별된 최상품만을 고집하며, 밥을 말아먹는 녹찻물 또한 지리산 야생녹차로 우려낸다. 주인 내외가 손수 담근 간장게장은 짜지 않아 좋다.

부부의 정성으로 만든 남도 고유의 맛

이시돌의 음식 장만은 종업원을 시키지 않고 부부 둘이서 한다. 화학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마늘 생강 등 자극적인 양념 또한 거의 쓰지 않고 이런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보리굴비 1만7000원(통 한 마리 2만1000원), 서해꽃게장 2만8000원 등으로 메뉴가 많지 않은 전문점이다. 모든 메뉴가 푸짐하게 한 상에 차려진 ‘남도반가 한상차림’은 생신, 접대 등 잔치를 치르거나 집안행사를 할 때도 전국 각지 가정 등에서 택배로 받아 맛볼 수 있다.

식도락에 일가견이 있다는 모기업 임원 남상인 씨(58)는 “내로라하는 맛집과 한정식을 먹어 봤지만 이시돌의 게장은 알이 꽉 차고 짜지 않으면서 신선해 주인 내외의 정성과 성품을 엿볼 수 있다”며 이시돌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인 염대수, 이경순 부부는 전남 구례 지리산자락 입구와 공주 계룡산 초입에서 염 대표의 장모가 80여 년 된 고택에서 운영하던 식당을 물려받아 20여 년간 ‘올바른 맛’을 제공하고 있다. 이시돌을 아끼는 고객들 중 대기업 회장과 기관 단체장, 정치인, 문화예술계를 비롯해 계룡대의 군 장성들이 한결같이 “우리가 다가가지 않으면 그 맛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이시돌은 그만의 고유한 맛을 고집하기로 유명하다.

부부가 차린 음식을 맛본 철학자 도올 김용옥 선생은 저서에 ‘계룡의 정기가 길러낸 산채를 군자의 정성이 향기 나게 만들다’라는 七言絶句(칠언절구) 한시를 남기기도 했다.

안정된 노후와 부를 누릴 수 있는 인생 창업 아이템

세월의 흐름에도 언제나 변함없는 명가를 유지하는 숨겨진 비결에 대해 염 대표는 “힘들고 어렵고 인내할 수 있는 창업을 하라”며 간결하면서도 단호히 대답했다.

“내가 쉽고 만만하면 모두에게도 쉬운 일”이라고 지적하는 염 대표는 “차별화된 경쟁력과 실력을 갖춘 오직 성실과 정직을 바탕으로 노력만 한다면 대기업 임원의 연봉 수입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며 “안정권에 들어서면 퇴직 걱정 없는 평생 직업으로 대를 물릴 수 있는 노포(老鋪)를 꿈꿀 수도 있다”고 명가 음식점의 노하우와 경영 경험을 토대로 외식업 분야 예비창업자들에게 조언했다.

이시돌이 위치한 퇴촌면 영동리 고갯길은 자동차로 서울 강남과 잠실에서 30분, 분당에서 40분, 하남에서 20분 거리다. 올림픽대로∼미사리∼팔당코스로 남한강 드라이브를 하거나 양평 용문산과 홍성, 횡성, 춘천으로 놀러가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

주변에는 빈티지 가게와 앤틱 갤러리 등 볼거리가 많으며, 식사 후 정원 옆을 흐르는 개울가에 꾸며놓은 느티나무 아래 노천카페에서 향 깊은 찻잔을 들고 지난 추억을 이야기하며 잠시나마 복잡한 일상을 떠나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다. 주말과 공휴일에 4인 이상 모임은 예약을 해야 한다. 문의 블로그 이시돌한정식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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