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다음 타깃은 中슈퍼컴퓨터… 업체 5곳 제재

뉴욕=박용 특파원

입력 2019-06-24 03:00 수정 2019-06-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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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초당 100경회 연산 기술
핵-미사일 등 군사목적 전용 우려… 美기술 획득 금지 블랙리스트에


미국 정부가 중국 최대 통신기업 화웨이에 이어 중국 최대 슈퍼컴퓨터 개발회사 5곳을 허가 없이 미국 기술을 획득하지 못하는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핵실험과 미사일 방어 등 군사 목적으로 전용될 수 있는 중국의 ‘슈퍼컴퓨터 굴기’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본격화된 것이다.

미 상무부는 21일(현지 시간) 중커수광(中科曙光)과 3개 자회사, 우시 장난 컴퓨터테크놀로지연구소 등 중국 슈퍼컴퓨터 회사에 대해 “국가 안보나 외교정책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앞으로 미 기업은 당국의 승인이 없으면 이들 중국 회사와 거래할 수 없다.

중커수광은 군사적 용도로 슈퍼컴퓨터를 제공했으며 중국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산하 ‘제56호 연구소’가 소유한 우시 장난은 중국군 현대화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상무부는 또 2015년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중국 국방과학기술대학(NUDT)이 가명으로 쓰고 있는 ‘후난 궈팡 케이 대학’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이들 기업은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세계 최초의 초당 100경 번 연산이 가능한 차세대 ‘엑사스케일급’ 슈퍼컴퓨터 개발의 핵심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중국은 현재 핵무기, 암호, 미사일 방어 등 군사 목적으로 전용될 수 있는 슈퍼컴퓨터 기술에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WSJ는 “이번 조치가 다음 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미중 무역협상의 교착 상태를 타개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을 앞두고 양국 관계를 경색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제재로 2016년 미 반도체회사 AMD와 중커수광이 맺은 중국 내 반도체 칩 생산을 위한 합작계약도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미 당국은 이와 관련해 AMD와 인텔의 반도체 칩 핵심인 ‘x86 기술’ 유출에 따른 국가 안보 위협을 우려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WSJ는 상무부가 중국 국적자의 미국 첨단 공학 프로젝트 참여 허가를 2017년 771건에서 지난해 350건으로 대폭 줄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이 미국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면허를 제한하는 등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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