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단조품 열처리’ 뚝심… 열처리기술경기대회 열어 인재 육성

태현지 기자

입력 2019-06-24 03:00 수정 2019-06-2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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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흥열처리 제26회 ‘열처리기술경기대회’ 단체사진.
삼흥열처리는 1985년에 설립돼 34년간 품질 경영을 고집하며 단조품 열처리 전문 기업으로서 뚝심 있는 길을 걸어왔다. 자동차, 중장비산업기계 등 주요 핵심 단조품 1500여 종을 연속로에서 열처리하고 있으며 하루 생산량은 550t에 이른다. 또한 현대자동차의 1차 협력사이며 일본의 도요타, 미국의 제너럴모터스, 독일의 폭스바겐 등의 업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업계의 리딩 기업이자 해외에서도 탄탄한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는 회사이다.

삼흥열처리가 업계의 선두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저력은 무엇일까. 다음 걸음을 생각하는 날카로운 판단, 꼼꼼한 품질경영,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가 꼽힌다. 회사는 사업 초기에 금형 열처리로 사업을 시작했다. 금형 열처리는 현재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부품, 소재 열처리와 달리 열처리 과정이나 관리에 있어서 어려움이 많은 분야였다. 또한 실질적으로 제품을 사용하는 곳에서 관리를 제대로 해주지 못하면 금세 망가지는 경우가 많아 그 손해를 모두 회사가 감당해야만했다. 실질적인 사업성이 보이지 않는 분야였던 것이다. 이에 회사는 사업 변경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그 분야를 단조품 열처리로 빠르게 전환했다.

주보원 회장
삼흥열처리의 주보원 회장은 “앞으로 국내 자동차산업이 많이 발전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자동차산업이 발전하면 그 근간이 되는 단조품의 수요가 점차 많아질 것이기에 내린 결정이었다”라고 말했다.

회사는 제품의 높은 품질을 위해 경쟁력 있는 기술을 보유하는 데에 매진했다. 삼흥열처리는 1999년 열처리기술경기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각종 열처리기술경기대회에서 수상을 이어왔다. 또한 2000년에는 현대·기아차가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도입한 ‘SQ 제도’ 품질 인증 제도에서 침탄열처리 분야 SQ인증을 받았다. 34년간 축적해 온 열처리 노하우와 최신 생산설비 및 연구시설을 기반으로 ‘열처리-후처리-포장’에 이르는 일관된 생산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업계에선 드문 ERP시스템을 구축해 높은 품질과 신뢰성을 내보이고 있다.

주 회장은 “회사의 경쟁력은 탄탄한 기술력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기술로 고객에게 높은 품질의 제품을 선보이고 더불어 성실하게 납기 일정을 지키며 고객과의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회사가 가져야 할 태도”라고 말했다.

경남 밀양에 위치한 삼흥열처리 전경.
삼흥열처리는 다음 세대를 위한 미래에도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주 회장은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의 이사장을 맡아오며 ‘열처리 경기대회’를 주관하고 있다.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의 전신은 한국열처리공업협동조합으로 1997년 외환위기로 해체되는 상황을 맞았었다. 이후 1998년 한국열처리공학회에서 열처리경기대회를 실시하면서 2012년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으로 재출범해 국내 뿌리산업을 비롯해 열처리산업 발전에 힘쓰고 있다.

‘열처리경기대회’는 2018년부터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에서 맡고 있다. 대회를 주관하면서 주 회장은 대회를 실제 산업현장에서 진행하는 데에 많은 신경을 썼다. 산업 현장에서 ‘열처리경기대회’를 진행한 것은 최초였다. 열처리경기대회 슬로건은 기계류 부품 및 소재의 품질향상, 열처리업계 종사자들의 긍지 및 사기 진작, 고급 열처리 기술 인력 양성 및 안정적 확보 등을 위해 실시하는 대회이다.

주 회장은 “모든 산업이 중요하지만 그중 ‘열처리 공정’ 산업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며 “대회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생생한 경험을 전달해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자랑스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재 열처리경기대회는 2년째 삼흥열처리 회사 내에서 열리고 있다. 주 회장은 열처리경기대회를 위해 1억 원을 투자해 시험장비시설을 현장에 설치했다. 열처리 공정은 매우 까다롭고 과정이 많기 때문에 경기대회 결과를 알기까지 2개월이 소요된다.

2019년 열처리경기대회의 경기종목은 업체 및 일반부분은 침탄열처리와 QT열처리, 학생부분은 QT열처리로 구성됐다. 열처리 분야가 다양한 만큼 내년의 경기 종목은 ‘고주파열처리’로 바꿔 진행될 예정이다. 시상은 총 21명에서 수여된다.

업체부문 대상, 금상, 은상, 동상 수상자들에게는 트로피와 상패를 수여하고 일반 및 학생부문 금상, 은상, 동상 수상자들에게는 상금 30만 원, 20만 원, 10만 원이 수여된다.

주 회장은 “열처리기술경기대회를 비롯한 뿌리기술경기대회를 통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할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인재들이 미래의 기계·금속산업을 선도하는 인재가 되길 바란다”며 “대학 내 금속공학과와 신소재공학과로 재편되면서 전문 인력을 채용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부처와 기관에서도 각종 경기대회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회장은 “각종 기능대회는 정부에서 주도해 진행되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금형, 도금 등 뿌리산업의 조합에서 자체적으로 제공 및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뿌리산업의 육성을 위해서라도 각종 경기대회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기를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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