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장동력 불 지피는 ‘혁신의 아이콘’을 주목하라

김민식 기자

입력 2019-06-21 03:00 수정 2019-06-2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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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국의 혁신대상’ 30개 기업·기관·단체 선정

“만약 지옥을 지나가고 있다면 계속 나아가라.”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단순 명쾌한 이 말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리더들에게 새롭게 도전할 의미와 에너지를 부여한다.

미래의 경영환경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았던 호황이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전대 미문의 금융위기로 암초를 만났듯이, 2019년의 국내외 경제 상황은 불안정하기만 하다. 예측 불가능한 경영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관건은 끊임없는 자기 혁신이다. 경기 호황에 취해 관행에만 따르는 방만한 경영을 일삼은 기업들이 위기의 파고 속에 힘없이 쓰러져간 반면, 변화를 끊임없이 의식하고 미래의 큰 그림을 실행에 옮겨 온 혁신의 주체들은 불황에도 흔들림 없는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지금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혁신에 매진하는 기업·기관·지방자치단체의 행보는 그래서 더욱 값지다.

동아일보는 이처럼 능동적인 혁신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실현하고 지속성장 경영의 모범적인 사례를 제시해 주는 혁신경영의 주인공들을 발굴했다. 경기 흐름과 무관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 불황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내는 기관·단체들이다.

올해로 두 번째인 ‘2019 한국의 혁신대상’은 탁월한 경영·행정 능력을 발휘해 대외 경쟁력을 높이고, 국가 성장 동력을 재점화하는 기업인과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공공기관을 발굴해 시상하고 독려하는 데 목적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가 후원했다.

심사는 △혁신경영인 △기술혁신 △사회혁신 △공공혁신 △지방자치혁신 △ICT혁신 △서비스혁신 △제품·품질혁신 △고객가치혁신 △스마트혁신 △교육혁신 △사회공헌 △동반성장 등 19개 부문에 걸쳐 진행됐다.

먼저 3월 1일부터 4월 12일까지 기초조사를 통해 후보군을 선정하고 1, 2차 서류심사를 거쳐 부문별·항목별 전문가 평가가 이뤄졌다. 심사는 국내 산업계·학계 전문가 5명이 참여했다. 심사 결과 금융·제조·유통·교육·ICT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최종 30개 기업 및 기관, 자치단체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진정으로 외부 고객인 소비자와 내부 고객인 구성원, 그리고 지역민들을 감동시켜 온 혁신경영의 주인공들이다.

선도적인 혁신역량을 보여준 주인공답게 수상자들의 면면은 우리나라 기업·단체를 대표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혁신경영의 주체들은 기존 제품과 서비스(공공)에 소비자와 구성원, 지역민들이 원하는 또 다른 부가기능을 넣어 근본적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회혁신’ 부문의 대상은 서울시와 경상남도, 한국가스공사, 인천시설공단, 한국공정거래조정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국제협력단이 선정되었고 ICT혁신부문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대상을 받았다. 교보증권이 사회공헌 소외계층 지원 부문 대상을 안았고, 산림조합중앙회는 사회공헌 다자녀가정 지원 부문 대상에 선정됐다.

기술혁신 부문에서는 스트라드비젼이, 파크랜드월드인도네시아(PWI)는 스마트혁신 부문 대상을 받았고, 제품혁신 부문에서는 로버트보쉬코리아 전동공구 사업부, 품질·제품혁신 부문에서는 몽베스트(한국청정음료㈜)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행정혁신 부문에서는 전남 보성군, 지방자치혁신 부문은 서울 구로구와 광주 남구, 전북 장수군, 규제개혁 부문에서는 경북 경주시가 각각 선정됐다.

동반성장 부문 대상은 신라면세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게 돌아갔다. 우체국물류지원단과 금영엔터테인먼트, 메트라이프생명보험 ‘360Health’가 고객가치혁신 대상을 받았다. 교육혁신 부문에서는 부천대학교와 웅진씽크빅 AI수학이 영예를 안았다. 이 밖에 스타벅스커피코리아(서비스혁신), 우체국금융개발원(열린혁신),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공공혁신)이 부문별 대상을 받았다. 또 기업경쟁력 제고에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한 개인에게 수여하는 혁신경영인 부문은 마리오아울렛 홍성열 회장에게 돌아갔다.

올해 한국의 혁신대상 수상자들은 최고경영자 리더십에 기반을 둔 비전 경영을 수행하면서도 사회적 상생 모델로 혁신활동을 추구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 “혁신을 혁신해야” 심사평 전중옥 부경대 경영학부 교수

정보통신기술(ICT)이 산업과 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4차 산업혁명은 그 속도와 영향력이 상상을 넘어서고 있다. 초연결과 공유를 특징으로 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모두들 혁신성장을 최고의 화두로 던지고 있다. 이처럼 혁신을 시도하지 않는 조직은 드물지만 정작 혁신에 성공하는 경우 역시 드문 실정이다. 그 이유로 우선 경영자가 과거의 성공 방식에 익숙한 나머지 ‘성공 증후군’에 갇혀 스스로의 사고 혁신 없이 물리적 혁신만을 외친다는 점이다.

지속가능의 성공적 혁신을 위해 우선 혁신을 혁신해야 한다. 이는 혁신적 가치의 발굴과 개발을 위해 익숙한 경험칙의 경영방식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개방과 공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용하기 위한 벤처정신(venture spirit)의 무장이 선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인내를 가지고 혁신의 성과를 기다려야 한다. 혁신을 좇으면서도 단기적 경영 성과에 치중할 것인지, 아니면 장기적인 혁신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 나가야 할지에 대한 분명한 자세가 필요하다. 이처럼 인내와 균형의 지혜를 혁신은 요구하고 있다.

한편, 첨단기술에 얽매여 고객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놓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이는 곧 기술 중심 혁신의 함정에 빠지지 않아야 함을 의미한다. 사람 중심, 공유가치 중심의 혁신이 기술 간·산업 간·기관 간 연결을 통한 신성장동력의 구축에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개방형 혁신과 함께하고 싶다면 조직을 둘러싸고 있는 공동체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조직의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기에 앞서, 어떻게 하면 공동체 전반의 참여와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동아일보가 제정한 한국의 혁신대상은 혁신과 사회공헌의 통합적 시행을 통해 대한민국 혁신성장의 새롭고 의미 있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의 혁신대상 수상사로 선정된 기업과 기관·단체들이 끊임없는 혁신과 사회공헌의 노력을 통해 경영성과를 드높이고, 대내외적으로 선도적이면서도 신뢰받는 대한민국 가치혁신의 아이콘이 되기를 고대한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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