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 “개관 이래 최대 규모 판 벌인다”

김기윤 기자

입력 2019-06-18 03:00 수정 2019-06-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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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예술단이 모두 참여하는 3·1운동 100주년 기념극 기획
“좋은 공연 만들 수 있도록 지원-독려하는 게 내 일”


“세종문화회관 9개 예술단을 아우르는, 개관 이래 최대 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소속 예술인들이 실컷 ‘놀 수 있는 판’을 만드는 게 제 몫이니까요.”

지난해 9월 김성규 사장(53)이 부임한 뒤 세종문화회관은 빠르게 변모했다. 공연 기간에 분장한 채로 식사하거나 쉴 곳이 마땅치 않았던 예술인들을 위한 ‘세종 아티스트 라운지’가 탄생했다. “좋은 공연이 나올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그는 기존 대관 수익사업에 쓰이던 공간을 예술인을 위해 과감히 투자했다. 소규모 기획·이벤트 공연도 꾸준히 열며 ‘세종문화회관’이라는 브랜드를 착실히 구축하고 있다.

1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김 사장은 “더 큰 판을 준비하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그가 말한 큰 판은 세종문화회관 소속 예술인 300여 명이 만드는 홍범도 장군 이야기 ‘극장 앞 독립군’ 공연이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9개 예술단(서울시국악관현악단 서울시무용단 서울시합창단 서울시극단 서울시오페라단 등)이 9월 개관 이래 최대 규모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김광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이 총연출을 맡아 합창과 오케스트라, 무용, 극단 등 다양한 성격의 예술단이 힘을 모으고 있다.

“작품에 절대 관여하지 않는 대신 좋은 공연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 독려하는 게 제 일이라고 생각해요. 예술단원들을 만나본 뒤 ‘단체별 소통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느꼈어요. 좋은 공연을 선보이고 싶어도 매개가 없어 단체별 역량을 집중하지 못했던 거죠. 세종이라는 브랜드를 위해 ‘함께하자’고 설득하니 결국 모두 ‘오케이’했습니다.”

김 사장이 처음 부임할 때는 그의 회계법인 대표 이력을 들어 ‘예술을 잘 모른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극장도 시대적 요구에 따라 변해야 한다. 시민과 예술인을 매개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세계적 예술 경영의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9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그는 문화현장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즉각적으로 관객의 피드백을 받는 게 정말 매력적이더라고요. 그만큼 민첩하고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는 의미죠. ‘공연장은 작품으로 얘기한다’는 말처럼 모두가 부러워하는 세종의 래퍼토리와 브랜드를 빠르게 만들 생각입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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