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초 `노예 출신` 오거스틴 톨튼 사제, 가톨릭 성인되나?

임보미 기자

입력 2019-06-13 16:00 수정 2019-06-1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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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노예로 삶을 시작해 최초의 아프리칸-아메리칸 카톨릭 사제가 됐던 오거스틴 톨튼 신부(1854~1897)가 성인 반열에 한걸음 가까이 갔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바티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톨튼 신부의 ‘영웅적 덕목’을 인정해 시성절차를 승인했다고 12일 알렸다.

교황은 이날 발표에서 톨튼에게 ‘가경자(Venerable)’ 칭호를 수여했다. 이는 성인 시복 직전 단계의 후보자에게 주는 호칭이다. 바티칸은 톨튼이 사제로 시카고에서 보낸 삶에 대해 5년간의 철저한 조사를 거친 결과라고 덧붙였다.

톨튼은 인생을 ‘노예’로 시작했다. 그는 1854년 미주리주의 한 백인 로마 카톨릭 가정이 소유한 노예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미국 내전 당시 연합군으로 복무하게 되면서 노예 신분을 벗어날 수 있었고 나머지 가족들도 미시시피 강을 건너 노예제를 최초로 폐지한 일리노이주로 도망쳐 1862년 자유를 얻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그는 어려서부터 명석함을 인정받았지만 당시 미국 신학대학 중 그를 받아주는 곳이 없어 로마 파팔 대학교에서 사제 공부를 했다. 바티칸 뉴스는 1886년 최초의 아프리칸-아메리칸 사제로 임명된 톨튼은 이후 일리노이로 돌아와 1897년, 43세에 심장마비로 눈을 감을 때까지 시카고 지역 흑인 공동체를 섬겼다고 전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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