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본부 올해 4명 뇌심혈관 사망…강성주 본부장 “사고 감축 더 노력”

뉴시스

입력 2019-06-05 17:31 수정 2019-06-0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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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 뇌심혈관 질환 사망자 총 5명 중 집배원 4명
집배원 자살 1건…김형렬 교수 "장시간 노동이 우울증상과 관련 높아"
강성주 "우정사업 종사자들의 건강과 산업안전 보건에 만전을 기하겠다"



올해에만 4명의 집배원이 뇌·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하고, 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은 5일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올해 집배원 4명이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나게 돼 매우 안타깝다”면서 “뇌심혈관, 감정노동, 안전관리 분야의 사고 감축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기관과 공동연구를 실시해 우정사업 종사자들의 건강과 산업안전 보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이날 서울 강남우체국에서 집배원 등 우정사업 종사원의 건강 증진과 산업안전 보건 수준을 높이기 위한 ‘산업안전보건 관리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산업안전보건 전문가와 함께 전국우정노동조합,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토론회는 집배원의 건강과 산업안전보건을 위한 다양한 의견수렴을 위해 마련됐다. 뇌심혈관·감정노동·안전관리 분야 전문가의 내실있는 산업안전보건 관리를 위한 진단도 공유했다.

우정사업본부 종사원 4만여명 가운데 올해 뇌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한 인원은 총 5명이며, 이 중 집배원이 4명으로 가장 많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인원도 각각 1건씩 있었는데, 모두 집배원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뇌심혈관 질환으로 전체 15명이 사망했는데, 이 중 집배원이 7명이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도 6차례 발생했고, 5명이 집배원이었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도 6명에 달했고 모두 집배원이었다.

김형렬 교수(서울성모병원)는 “장시간 노동이 우울증상과 관련이 높다는 연구를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사고 경험자, 신규 입사자 등 심리적 지지가 필요한 고위험군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 자살 예방을 위한 게이트키퍼 프로그램도 실효성 있게 작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병가자들이 업무에 복귀했을 때 정말 괜찮은 몸상태인지, 업무 수행이 적합한지, 병가를 더 써야 하는 상황은 아닌지 등을 판단할 수 있는 업무적합성 평가가 필요하다”며 “업무적합성평가를 제도화 하고, 이를 수행할 전문인력이나 위탁업체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무법인 유앤의 최문성 팀장은 “안전보건관리자는 외부에 맡기기 보다 직접 선임하는 것이 실효적”이라면서 “공공기관 안전강화라는 정부의 기조에 맞춰 관리감독자의 역할을 강화하고 내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집배안전, 재난, 안전보건, 직원건강 등의 정책을 체계적, 일관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진하 연세대 교수는 “우정사업 종사원들은 뇌심혈관계 질환이 높은 편”이라면서 “장시간 근로와 야외근로에 대한 안전보건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윤 교수는 “규모가 크고 점조직 형태로 돼 있으며, 외근이 잦은 회사는 근로자들이 보건관리를 받기 사실상 쉽지 않다”며 “외국은 반드시 보건관리를 받을 수 있는 정확한 시간의 개념을 두고 있다. 분기당 하루 정도는 병원을 가거나 보건관리자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꼭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정사업본부는 노사가 함께 안전보건관리 실효성을 높이고 집배노동 개선추진단이 권고한 산업안전보건 관리 전담인력 확보 이행을 위해 ‘산업안전보건 종합계획’을 세우고, 미세먼지 대비 직원 건강·정신건강 및 감정노동 보호를 위한 세부 추진사항을 마련했다.

우정사업본부는 노동부의 집중국·물류센터 안전보건 실태점검에 대응해 왔으며, 올해 말까지 산업안전보건 중기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산업안전보건 전문가(간호사)를 채용해 최근 증가하는 질병·자살 사망 예방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지방우정청·우체국에도 전담업무 수행자를 충원할 계획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안전보건관리 연구용역을 통해 현장의 근본적 위해요소 발굴 및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에 따른 ‘우정사업 매뉴얼’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장의 안전 관리를 위해 위해요소를 제거하고 집중국·물류센터의 안전관리 이행실태도 점검하고 있다.

또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 등 우정사업 종사원들이 건강검진을 조기에 수검하도록 하고 있으며, 정신 건강 관리를 위해 정신건강 증진·감정노동 보호계획을 3월부터 시행해오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한국원자력의학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집배원 등 4만여 명에 달하는 종사원이 방사선의학 특화 진료·검진·상담을 서비스를 받고 있으며, 자살예방 대응반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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