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이 오신다” 연극 메시아의 탄생-지옥의 문이 열리다

양형모 기자

입력 2019-06-04 11:43 수정 2019-06-0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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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기다려 온 그분이 오신다.”

연극 ‘메시아의 탄생-지옥의 문이 열리다’가 6월 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대학로 스튜디오76에서 막을 올린다.

모두가 기다려 온 메시아가 탄생하는데 지옥의 문이 열린다니. 이 연극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극단 풍산의 창작 초연 연극 ‘메시아의 탄생-지옥의 문이 열리다’는 맹신으로 인해 상식의 잣대가 고장 난 사이비 신앙 공동체 안에서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촌극과 사건들을 은유로 그린 작품이다. 이러한 은유는 오늘날 부조리한 현실 세계를 통렬하게 파헤치는 도구로 기능한다.

맹신은 맹종을 낳고, 광신으로 진화하여 결국 광기와 광분으로 치닫기 마련이다. 반목과 대립을 거듭하고 있는 오늘의 한국 사회와 구성원들이 모두 기다려 온 ‘그분’은 과연 누구일까. 격렬한 논쟁과 이견으로 연습 내내 소란스럽고 분주한 공연 구성원이 세상에 선보이는 격한 이야기의 회오리가 객석을 뒤덮는다.

전작 ‘고린내’, ‘엄니인력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를 통해 동시대 인간 군상들의 조금은 특별한 삶에 관한 깊은 천착으로 관객에게 색다른 몰입감과 담담한 위로를 전해 온 극작가 황대현이 직접 연출을 맡았다.

소극장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이 연극은 머리를 비우고 뜨거운 가슴으로 날것의 생생함을 가감없이 전달하는 배우들의 불꽃 튀는 연기 앙상블, 무대 위로 풀어 놓은 이야기들의 조각난 퍼즐 찾기 등 재미난 볼거리와 지적 유희로 가득한 작품이다.

극 중 문미숙 역을 맡은 배우 박선미는 “어떤 분들은 종교극이나 상징주의 연극이 아닌가 생각하시지만 이 공연은 있는 그대로, 느끼는 그대로 단순하게 생각하며 관극하시면 된다. 관객에게 어려운 해석을 강요하는 순간 재미없는 극이 될 테니까”라며 “25년 만에 배우로서 다시 용기를 낸 나에게 최선을 다하는 배우, 스태프 분들의 모습은 새로운 자극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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